포곡농협 로컬푸드 생산자 포곡 신원2리 김교진씨

김교진씨는 포곡농협 로컬푸드 직매장 개장 때부터 로컬푸드를 내놓고 있다.

흔히 로컬푸드(지역 먹거리)를 ‘얼굴 있는 먹을거리’라고 한다.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떻게 생산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얼굴 있는 관계’ 속에서 거래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안전한 먹거리를 찾는 소비자들이 점점 더 늘고 있다.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신원리 텃밭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김교진(83)씨도 여든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로컬푸드의 매력에 빠져 있는 생산자 중 한 사람이다. 그는 매일 포곡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에 손수 재배한 다양한 채소를 갖다 놓고 있다.

김교진씨가 로컬푸드를 시작한 해는 포곡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이 문을 연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벌써 햇수로만 7년째다.

“마을회관에서 간담회가 있었는데 조합장이 일본 로컬푸드 얘기를 하더라고. 설명을 듣자니 나도 할 수 있겠구나 싶더라고. 그래서 포곡농협이 마련해준 전북 완주 등으로 로컬푸드 견학도 다녀 왔지.”

포곡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의 역사와 함께 해온 김씨는 자신의 작은 텃밭 외에도 지인들이 빌려준 밭에서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텃밭이 작아 다른 이들처럼 비닐하우스는 없지만, 콩 깨 팥 감자 대추 배추 옥수수 등 계절마다 밭에서 나오는 작물은 없는 게 없을(?) 정도다.

김씨를 만나던 지난달 28일에는 냉해를 막기 위해 비닐을 씌워놓은 옥수수 밭에서 비닐을 벗기고 있었다.

김씨는 “이런 저런 작물을 하다 보니 재미 들려서 옥수수까지 하게 됐다”며 미소를 지었다. 다양한 작물을 심어 로컬푸드 직매장에 내놓고 있지만 김씨는 큰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오토바이에 실을 양만 전날 저녁에 작업해서 이튿날 새벽에 갖다 놓는다. 비록 양은 적지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거의 매일 로컬푸드 직매장에 신선한 채소를 내놓고 있다.

“겨울엔 길이 미끄럽잖아. 그러면 짊어지고 갈 양만 가방에 넣어 버스를 타고 가지.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느냐고 하는데, 재미가 있어.”

김씨는 큰돈은 안 되지만 생활비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로컬푸드 홍보대사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80세가 넘으면 농협에서 로터리(땅갈이)도 쳐주고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 좋아. 다른 노인들한테도 시장에 싼 값에 내놓지 말고 로컬푸드 직매장을 알아보라고 얘기도 하지.” 로컬푸드 예찬론자답다.

재미있고 좋은데, 이젠 힘에 부친다는 김교진씨는 어쩌면 올해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크기만 하다. 그러면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로컬푸드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아. 나이 들어 자식들한테 손 벌리지 않고 살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데. 하지만 내 이름과 얼굴을 파는 거니까 잘 해야지. 내가 먹는 거니까 말이여.”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