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출신 용인시민 이효린씨가 미얀마 지인들을 지지한다는 의미의 손 표시를 보이고 있다. (사진 오른쪽). 김상수 용인시의원이 대표발의한 '미얀마 군부 쿠테타 규탄 및 민주주이 회복 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1년 넘도록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로 인종차별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특히 아시안계를 대상으로 한 묻지마 폭행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한국에서 비행기로 4시간여 거리에 있는 미얀마에서는 민주화를 요구하는 국민을 군부가 총살하는 참사가 이어지고 있다. 인권을 잔인할 정도로 유린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맞춰 용인에 거주하는 외국인과 외국에 거주하는 용인시민을 통해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경기 용인시 외국인 현황을 보면 3월 기준으로 1만5900여명이 등록돼 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3월 1만8400여명과 비교하면 2500여명이 준 것이다. 전체 외국인 수에 귀화나 영주권을 획득하지 못한 이들 모두 포함된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본국 귀국 행렬이 이어진 것을 감안하면 용인에서 단기 노동한 노동자가 빠진 수치로 이해해도 될 듯하다.

◇용인에 거주하는 외국인들 그리고 미얀마= 세계적으로 자국민을 살상한다는 지탄을 받고 있는 미얀마 출신 외국인은 통계상 용인에 2019년 기준으로 53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중 남성이 500여명으로 주를 이룬다. 그럼에도 용인에서 만나기 위해 발품을 팔았지만 쉽지 않았다.

처인구 백암면 한 공장에 일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았지만 외국인은 한명도 없었다. 코로나19 이후 외국인 노동자를 만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이 공장 관계자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미얀마나 방글라데시 외국인들이 코로나19전까지 근무했는데 지난해 (코로나19로) 5월경 귀국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미얀마에서 온 친구는 젊은 나이였는데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용인 건강가정 다문화가족지원센터로 발길을 돌렸다.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주자를 만나기 위해서다. 이곳을 찾았다는 이효린(31)씨를 만났다. 베트남에서 10년 전 한국으로 시집 왔단다. 코로나19 안부를 묻자 “한국은 안전하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코로나19 초기 베트남이 한국인 입국금지 조치를 한 것과 관련해 일부 지인들로부터 서운한 말도 들었지만 이해한단다.

이씨는 “외모가 다르다는 이유로 용인에서 차별을 받은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코로나19 발생한 이후 일부에서 베트남 출신이라는 것을 알고 섭섭한 소리를 했지만 이해할 수 있는 말”이라며 “주변에 미얀마 출신이 드물다. 그들도, 우리도 용인에 살고 있는 용인시민이다. 같은 시민으로 이해하고 함께 잘 살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외국인으로 살고 있는 용인시민들= 용인에 거주하다 현재는 외국에서 살고 있는 용인시민 3명에게도 문자를 보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거주하고 있는 이병규(48)씨. 호주 시드니 업무차 나가 5년째 타향살이를 하고 있는 김도영(51)씨. 그리고 영국으로 유학을 떠난 김은호(26)씨에게 안부를 물은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걱정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이들은 큰 문제없이 지내고 있지만 일상회복은 여전히 쉽지 않다고 한다.

김도영씨는 “호주는 상대적으로 국토도 넓고 확진자도 덜하지만 일상 회복은 1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는 분위기’라며 “백신은 아직 접종하지 않았지만 주변은 대체로 참여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 씨는 최근 발생하고 있는 인종 차별 문제와 관련해 “호주에서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는 문제”라며 “코로나19 이후에는 솔직히 두려움이 많다. 그나마 주변에 동양 사람들이 많아 서로 위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카르타에 거주하는 이병규씨는 한류 영향으로 한국 가치가 매우 높다는 말부터 이었다.

이씨는 “여기도 코로나19가 심각한 수준인데 주변을 보니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 않은 것 같다. 백신 일정은 어떻게 되는 건지 모르겠다”라며 “여기는 한류가 매우 인기가 좋다. 때문에 한국인 인기도 덩달아 높다. 차별이나 그런 것은 잘 못 느끼고 산다. 그래도 용인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많다”고 말했다.

영국에서 3년째 체류하고 있는 김은호씨는 애초 지난해 한국으로 들어올 참이었지만 쉽지 않았다. 영국은 백신접종률이 높지만 김씨는 여전히 불안하단다. 여기에 동양인에 대한 차별도 심해져 용인이 그립다고 밝혔다.

김씨는 “코로나19와 무관하게 차별이 존재한다. 최근에는 동양인을 협오하는 일은 간간이 일어난다. 한국을 떠나면 외국인으로 살아가야 하는데 요즘엔 많이 불편하다. 걱정해주셔서 고맙다. 지금은 안전이 제일 중요할 때다. 서로 간에 괜히 차별하지 말고 안전하게 살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용인시의회(의장 김기준)는 20일 제254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김상수 의원이 대표발의한 ‘미얀마 군부 쿠데타 규탄 및 민주주의 회복 촉구 결의안’을 의원 전원의 동의로 채택했다.

의원들은 “용인시의회는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를 강력히 규탄하며, 현지 체류 중인 우리 교민 3500여명의 생명과 자유가 위협받고 국제적으로 인권과 민주주의의 동반 퇴보를 부를 수 있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무고한 시민들에 대한 무력 사용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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