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학로 주점·숙박업소 즐비…대대적인 정비 시급

용인시 기흥구 한 초등학교 후문에서 바라본 풍경. 불과 100미터도 채 되지 않은 곳에 호프집 간판이 보인다. 주점은 청소년보호법에서 교육환경보호구역 내 금지 업소로 정한 대상이다.

“학교 주변 한번 돌아보면 심각해요. 아이들 등굣길에 모텔이며 주점까지 흔해요. 인터넷으로 보는 것으로도 불안한데 학교 주변 정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해요”

최근 용인시 기흥구에 성인업소가 운영에 들어가자 인근 학교 학부모를 비롯해 시민들의 인허가 취소 요청이 빗발쳐 결국 15일 사업장을 폐쇄했다. 

주민들은 해당업소 주변에 11개 유아교육시설은 물론 초등학교를 비롯해 교육기관이 반경 500미터 내에 위치해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현장 지도를 보면 관곡초와 산양초를 비롯해 구갈중, 신갈중 등이 인근에 위치했다.

이에 주민들은 유해성을 강조하며 인허가 취소를 요구한 것이다. 이에 시는 교육환경보호구역 내 금지시설임을 확인 경찰 고발 등 처분 조치 예정이었다. 이에 업주가 결국 자진 폐쇄를 한 것이다. 

용인시가 언급한 학교환경보호구역(교육환경보호구역‧이하 보호구역)은 학교 경계 또는 학교 설립 예정지 경계로부터 직선거리 200미터의 범위 안에 지역을 말한다.  이 구역 내에는 대기오염물질 배출 시설을 비롯해 29종 시설은 들어서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는 이번에 문제가 된 청소년 유해업소를 비롯해 단란주점·유흥주점도 초·중·고 어디에서 들어설 수 없다. 숙박업 및 호텔업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학교 주변을 다니면 이 같은 시설은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반경 200미터를 간신히 벗어나 위치한 경우가 많아 교육환경보호구역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런가 하면 일부 주점의 경우 학교와 골목을 두고 맞닿아 있는 경우도 있어 이에 대한 조치가 시급한 상태다. 13일과 14일 기흥구 신갈동과 처인구 역북동 일대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찾아 확인한 결과 상황은 다소 심각했다. 

기흥구 신갈동 한 초등학교 정문 길 앞에는 천연수제 담배 판매소도 있다. 뿐만 아니라 후문과 연결된 도로에서 그리 멀지 않는 곳에서는 주점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정확한 거리측정이 필요해 보이지만 일부의 경우는 200미터도 채 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구간을 더 확대하면 학생들이 다니는 통학로에 숙박업소가 즐비하다. 주변에도 주점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신갈동 한 초등학교 인근 아파트 단지에 거주한다고 밝힌 윤모(34)씨는 “심할 때는 아이들 하교시간에도 운영하는 주점이 있다. 특별히 아이가 관심을 갖지 않아 설명해 주지 않는다”라며 “학교 주변 여건이 수시로 바뀌는데 법은 이를 못 따라 오는 듯하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중학교 주변에는 노출이 심한 업소 홍보 전단지가 벽과 전봇대 곳곳에 붙어 있었다.  
처인구 역북동 일대 학교도 상황은 비슷했다.

그나마 아파트 밀집권역에 있는 학교의 경우는 상황이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상권과 맞닿아 있는 주택가 주변 학교는 보호구역을 조금만 지나면 청소년 보호법으로 청소년 출입 고용금지 업소로 정하고 있는 곳 상당수를 확인할 수 있었다.

문제는 상인들은 이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취재과정에서 만난 상인 상다수는 유해성보다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처인구 역북동에 위치한 한 초등학교에서 도보로 10여분 거리(직선거리 300미터 남짓)에서 포차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학생들 등하교 시간과 장사시간이 겹치지 않아 특별히 문제가 될 것 없다”라며 “요즘은 학교 주변 시설보다는 인터넷을 통해 접하는 것이 더 심각하다. 우리도 장사를 해야 되지 않겠냐”라고 답했다.  

이런 상황이지만 정작 감독 기관은 현황 파악에도 급급한 상태다. 실제 이번에 기흥구에 들어섰다 폐쇄한 성인업소도 사업자 등록을 한 후 영업하는 자유 업종으로 용인시로부터 허가나 영업증이 필요하지 않다.

이는 이번 사안처럼 지역 주민들이 직접 나서 상황을 여론화시키지 않으면 파악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용인시는 용인교육지원청과 협의해 보호구역 내에 금지시설이 위치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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