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서점 탐방4] 용인시 기흥구 동백동 희재서사

민화 관련 서적특화, 그림수업 진행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곳”

기흥구 동백동에 있는 희재서사는 민화 전문 서점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서사는 어떤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글의 양식을 말한다. 기흥구 동백동에 있는 희재서사는 책방지기와 독자들의 하루하루 기록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곳이다. 책방지기 오경희·이재철 부부 이름 한 자씩 따와 지은 희재서사의 시작은 2019년부터다. 번잡하지 않은 동백호수공원 근처에 위치하고 있는 이곳은 ‘그림 그리는 서점’으로 민화를 통해 스스로를 북돋으며 치유의 시간을 갖는 장소가 됐다.

오경희 대표는 “매일매일 반복되는 사소하고 평범한 일상이 가장 아름답고 가치 있는 것”이라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수고로움을 위로하고 다독이는 곳”이라고 희재서사를 정의했다.

서점 곳곳에는 호랑이, 매화 등을 화폭에 담은 민화가 촘촘하게 전시돼 있었다. 오경희 대표를 비롯해 희재서사에서 그림 작업을 하는 수강생들 작품이다. 미술을 전공하고 그래픽디자이너로 십 수 년을 바쁘게 살아온 오 대표는 자녀가 희귀난치병을 앓게 되면서 민화를 그리기 시작했고 재능기부로 이어졌다. 동백동으로 이사 온 이후부터 오 대표는 수년 째 기흥장애인복지관에서 민화 수업을 하고 있다. 이처럼 민화를 통해 위로받은 그는 그림 그리는 서점 희재서사를 열게 됐단다.

“민화는 단순히 아름다운 이미지만 추구하지 않아요. 구성물은 아름다운 이미지임과 동시에 다양한 의미를 갖고 있지요. 이런 의미가 저한테 위로가 됐고 그림 작업을 하면서 관심이 더 높아졌죠”

서가 구조도 오 대표의 취향이 그대로 반영돼 있다. 그림 그리는 서점답게 미술, 예술 등의 전문 서적을 비롯해 책 속에 질문이 담겨 있는 수필, 인문학 위주로 전시돼 있다. 책은 질문이고 그림은 질문을 풀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는 오 대표.

“책을 읽고 그림 작업하는 과정이 행복이고 위로였어요. 그래서 책과 그림이 있고 그림 그릴 수 있는 서점을 하게 됐는데 홍보를 따로 하지 않아도 저랑 비슷한 생각과 결을 가진 분들이 자연스럽게 오시더라고요”오 대표의 이 같은 지론은 희재서사 독서모임에도 짙게 깔려 있다. 같은 책이 아닌 서로 다른 책을 읽고 모여서 각자의 책에 대해 소개하는 모임이다. 다른 책을 소개하지만 궁극적인 토론의 목적이나 결론은 항상 같은 지점을 바라본다는 것이다. 비슷한 결을 가진 사람이 모여서 추구하는 방향도 닮아있어서란다. 나이 들수록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없어진다는 오 대표는 본인에게 집중할 때 가장 나다운 모습이 나온다고 말한다. 가장 나다운 모습이 자연스럽고 이런 모습을 통해 행복해질 수 있어서다.

오 대표를 닮아서 일까. 희재서사도 책이든 그림을 통해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곳처럼 느껴졌다.

한편, 전통 채색화 수업은 1대1로 진행되며 매주 월요일은 쉰다.(문의 0507-1306-8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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