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보다 사업 추진 덜 까다로워
주민들 “주거환경·가치상승 기대”

 

용인시 수지구에서 20년 넘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리모델링 바람이 불고 있다.

안전진단 강화 등 정부 규제로 재건축 추진이 어려워짐에 따라 용인시 수지구 내 20년이 넘은 노후 아파트에 리모델링 바람이 불고 있다. 

수지구는 현재 20년이 넘은 아파트가 2만여 세대에 달한다. 이 가운데 수지구 풍덕천동 동아·삼익아파트(초입마을), 보원아파트, 현대성우8단지, 신정주공9단지, 한국아파트가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다. 올 초 상현1동 성복역 리버파크가 72% 동의를 얻어 조합설립인가를 마쳤다. 여기에 최근 상현동 광교상현마을 현대아파트도 조합설립을 위한 주민동의를 마치고 조합설립총회를 개최했다. 

이처럼 수지구 일대 리모델링 열풍이 부는 이유는 재건축보다 사업 추진이 수월하기 때문으로 부동산 관계자는 분석하고 있다. 리모델링은 기존 골조를 유지하면서 면적 및 주택 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안전진단 B등급(수직 증축), C등급(수평 증축)이면 가능하기 때문이다. 리모델링 가능 연한은 준공 후 15년으로 재건축(30년)의 절반 밖에 안 된다. 주민 동의율도 66.7% 이상이면 가능하기 때문에 재건축(75%)보다 까다롭지 않다.

◇집값 상승으로 이어져…주민들 ‘기대’

1994년 준공한 초입마을의 경우 지난해 9월 리모델링 안전진단 C등급을 받았다. 이로써 기존 층수 그대로 가구별 면적을 넓히거나 별개 동을 짓는 수평·별동 증축이 가능해졌다. 초입마을은 시공사까지 정해졌으며, 2022년 말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리모델링을 통해 지상 15층, 12개 동(1620가구)에서 동은 그대로 유지한 채 층을 20층으로 늘려 총 1806 가구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같은 해에 지은 보원아파트는 리모델링 안전진단을 진행하고 있으며, 풍덕천2동 신정주공9단지는 올 초 한 대형 건설사가 시공업체로 선정됐다. 이같은 리모델링 추진은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성복역리버파크의 경우 리모델링을 위해 지난해 초 아파트 명과 도색 작업을 마쳤고, 올 1월 조합 설립도 끝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2월 3억 후반 대에 거래된 79㎡가 1년 만인 2020년 12월 5억 중반 대에 거래됐다. 1년 만에 1억원이 넘게 오른 셈이다. 이는 리모델링 추진 소식과 연관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수지구 상현동 한 아파트 앞에 걸린 리모델링 조합설립 인가 현수막

성복역 리버파크 입주 때부터 20여년 산 주민 김모(53)씨는 “우리 집도 동의했다. 나뿐만 아니라 주변 이웃들이 리모델링에 거는 기대가 크다. 서울 몇몇 아파트는 리모델링으로 주거지 개선도 되고 집값도 많이 올랐다고 들었다”라면서 “수지구에서도 첫 리모델링 아파트가 나와서 리버파크도 조속히 진행됐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성복역이랑 가깝고 큰 쇼핑몰도 근처에 있어서 리모델링할 경우 지금보다 매매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1995년 준공된 풍덕천동 동부아파트는 최근 리모델링 협력업체 선정에 나섰고, 인근 풍산아파트와 벽산아파트 등도 주민 동의서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리모델링 시 다양한 평면 구성이 어렵기 때문에 재건축을 완전히 대체하기란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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