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영 관리 필요성 제기…일부 기계화 제안도
정한도 시의원 “근무 환경·노동 강도 개선 필요”

기흥구 신갈오거리 일대에서 운영되고 있는 노상 유료주차장 108면을 5명의 관리원이 관리하고 있어 근무 여건 개선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 되고 있다.

폭설과 한파가 계속됨에 따라 야외에서 근무하고 있는 노상주차장 주차관리원의 고충이 잇따르고 있다. 적지 않은 고령의 주차관리원이 근무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휴식 공간이나 쉬는 시간 등의 복지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의 근무 여건 개선이 필요하다며 위탁이 아닌 용인도시공사 직영 운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경기 용인시에는 주차면수 378면에 이르는 6곳의 노상주차장이 있으며 5곳 업체가 위탁 운영하고 있다. 노상주차장에서 일하는 주차관리원은 총 20명으로 이들 임금이나 복지 등은 위탁 업체마다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계약 수준은 업체마다 차이가 있으나 노동 환경이나 강도는 그리 좋지 않은 편이다.

7년째 노상주차장에서 근무한 한 주차관리원은 “지원해준 방한 용품은 전혀 없다. 어떤 재난 상황에도 오전 8시 30분에 출근해서 오후 7시까지 근무해야 한다”면서 “식사시간이나 휴식 시간 보장도 없다. 연차나 휴가는 당연히 없다”라고 토로했다.

이 주차관리원 임금은 150만원으로 하루 근무 시간을 계산해 보면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여기에 4대 보험도 가입돼 있지 않아 질병, 노령, 실업 등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상태다. 쉬는 공간 역시 성인 한 명이 들어가면 꽉 찰 정도로 다소 좁았다. 난로 한 개가 전부로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는 한파에도 따로 지급되는 방한 용품은 없었다.

근무 환경뿐 아니라 안전 사고에도 노출되고 있다. 가장 최근에 만든 현암로 노상 주차장의 경우 주차관리원이 주차 요금 징수를 위해 무단횡단을 하는 등 이들의 안전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주차 관리원들이 식사 등을 할 수 있는 한 평 남짓한 부스 모습.

이처럼 노동 환경이 좋지 않은 이유는 용인도시공사에서 관리수탁자를 경쟁 입찰 방식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위탁 업체가 용인도시공사에 위탁사용료를 지불하고 노상주차장을 운영하는데 입찰 과정에서 위탁사용료가 점점 낮아지고 이로 인해 주차관리원 처우와 복지는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에 용인시의회 정한도 의원은 지난해 6월 24일 제244회 제1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 5분 발언에서 주차관리원에 대한 안전성과 노동 강도 개선을 지적하며 용인도시공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용인도시공사 측에서 직영 운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지 않아 관련 조례 일부만 개정됐다.

위탁업체 선정 시 계약 조건에 주차관리원 복지 및 노동 환경 개선 항목을 넣어 주차 관리원 근무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정 의원은 “노상주차장마다 다르지만 노령의 주차관리원이 근무하는 곳이 많다. 이분들이 주차 요금 징수를 위해 다니시는 것을 보면 위험해 보일 때가 많다. 안전성 문제도 있지만 이렇게 노동 환경이 좋지 않은 것은 서비스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근무 환경 개선은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근무 환경 개선과 서비스 향상을 위한 기계 도입을 제안했다. 하지만 기계화를 시키면 주차관리원의 생계 수단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역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노상주차장은 공공재로 공익의 목적도 가지고 있어서다.

정한도 의원은 “적지 않은 주차관리원이 생계를 위해 일을 하고 계시는 걸로 안다. 이 분들의 일자리는 보장하되 일부 구간에 기계를 도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이분들이 기계를 통해 주차장을 관리하는게 더 안전할 것 같다. 또 기계화가 되면 노동의 강도가 조금 더 낮아져 서비스도 나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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