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하루 41㎜···도로 14곳 피해 접수
“계절적 특성 고려 맞춤 대응책 필요”
 
지난 여름 최장 장마에 따른 기록적인 강수량으로 용인 곳곳에 피해가 발생한데 이어 19일에는 역대급 가을집중호우가 내려 도로 곳곳이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용인시는 시기상 도로 곳곳에 떨어진 낙엽이 배수로를 막은 것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용인시에 따르면 19일 하루 동안 평균 41㎜ 가량 비가 내려 도로 14곳이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시는 주민 신고와 재난 통제 등 각종 CCTV를 통해 피해를 확인한 즉시 배수구 청소를 실시, 당일 침수된 도로를 원상회복했다고 밝혔다.

특히 시는 이번 집중호우로 발생한 도로 침수를 제외한 재산이나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늦은 대처를 질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19일 새벽부터 내린 기록적인 가을집중호우에 용인 관문 한 축인 신갈오거리 일대 도로가 침수됐다.
출근길 정체, 지하 침수까지 걱정= 반나절도 되지 않는 시간에 40㎜가량의 비가 내린 19일. 출근길은 말 그대로 혼란 그 자체였다. 용인에서 수원으로 통하는 국도 42호선 우회도로인 자동차 전용도로는 양 방향 모두 심각한 정체를 보였다. 신갈오거리 역시 도로 곳곳이 성인 발목이 잠기도 남을 정도로 물이 차올라 차량 뿐 아니라 주변을 오가는 시민들도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이번 침수 원인은 대체로 도로변까지 밀려 온 낙엽이 배수로를 막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실제 도로가 침수된 곳 주변 배수로에는 낙엽이 대거 떠밀려와 쌓여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19일 내린 가을 집중호우로 도로에 떨어져 있던 낙엽들이 배수로를 막아 도로 침수로 이어졌다.(빨간색 원안)
신갈오거리 일대에서 건물을 관리하고 있다고 밝힌 한 시민은 “(오전 9시 20분경 전까지)관할 구청에 몇 번이나 전화를 했는데 아직 대책이 없다”라며 “배수가 계속 안 되면 빗물이 지하 주차장까지 들어온다. 몇 년 전에도 이런 경우가 많았다”라며 연신 주변 배수로에 쌓인 낙엽을 치웠다.    

기흥역 인근에서 만난 남 모(31)씨는 “경전철과 버스를 이용해 서울로 출퇴근 하는데 벌써 출근 시간을 맞추지 못했다. 갑작스럽게 내린 비에 거리에 낙엽까지 쌓여져 있어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이에 대비한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계절 맞춤형 재난 대응책 필요=여름철을 제외하고 하루 평균 41㎜ 이상 비가 내리는 경우는 드물다. 11월 실제 서울시의 경우 19일 하루 동안 68미리 이상 비가 내렸다. 이는 104년 만에 기록을 갈아 치운 것이다. 용인시 역시 사실상 역대급으로 봐도 무방하다. 

용인시 통계자료를 보면 최근 20년 한 달 평균 강수량과 19일 하루 동안 내린 강수량을 비교하면 불과 10㎜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평균 강수량을 크게 웃돌던 2003년과 2015년을 제외한 평균치 42㎜로 거의 동일수치다. 특히 이날 52㎜를 가장 많은 비가 내린 동천동의 경우는 1998년 이후 11월 한 달 강수량 순위와 비교해도 8번째에 오를 만큼 기록적이다. 
 
기흥구 한 시민인 배수로를 막고 있는 낙엽을 치우고 있다.
무엇보다 기록만 보면 11월 강수량 등락은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이라 이에 맞춰 대책을 세우는 것도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도심 조경수 증가에 맞물려 처리해야 할 낙엽 역시 늘어나 상황에 따라서는 가을비 침수에 따른 피해도 우려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계절 특성에 맞춘 재난 대응책을 원점에서 다시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시는 성큼 나서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시 관계자는 “최근 기후변화로 자연재해가 많이 생기고 있다. 이에 맞춰 재난 대응책을 수립하고 있지만 변수가 너무 많은 것도 한계”라며 “(19일 내린)가을비도 비슷한 (변수)상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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