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와 소비자 상생의 길 찾는다-4<끝>

건강한 먹거리-일거리 창출-지역균형발전 해결 열쇠
대기업 중심 세수 확보 불안 요소 극복에도 한 몫 기대

 

농업을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분명하다. 노동에 비해 수지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나아질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면 손을 터는 것이 현명하다. 더불어민주당 서삼석(영암·무안·신안) 의원이 16일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농가 인구 및 소득현황’ 자료를 보면 1980년 농가 소득에서 65.4%에 달했던 농업소득 비중은 2019년 24.9%로 떨어졌다. 역대 최저치다. 농업만으로는 더 이상 기본적인 생활마저 힘들어진 현실이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곧 농민 수 감소와 농업 위기로 이어졌다. 

2019년 용인시사회조사보고서를 보면 용인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발전하는 도시’(23%)다. 용인시는 지난 30여년간 급속한 성장세를 통해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자치단체 반열에 올랐다. 그 외도 쾌적한 주거환경과 사통발달의 교통요충지란 이미지도 각인됐다. 여기에 우리가 잘 알면서도 일상에서는 쉽게 느끼지 못하는 이미지가 있다. ‘도농복합도시’다. 용인시는 발전하는 도시라는 이미지와 함께 농업이 공존하고 있다는 것을 시민들도 잘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당장 일상에서 농업과 관련한 풍경은 처인구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만나기는 쉽지 않다. 
 

용인시 수지구청에서 열린 직거래장터 모습.

이 같은 이미지는 세월이 가면 갈수록 더해졌다. 용인시와 비슷한 시기에 도농복합시로 승격한 경기도내 기초단체와 비교하면 이 점을 어렵지않게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인구 증가는 용인시가 독보적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농업종사자는 큰 폭으로 줄었다. 그럼에도 용인시는 농업 종사자 수만 두고 보면 다른 자치단체에 비해 유리한 고지에 있다. 생산할 수 있는 노동력이 일정 부분 뒷받침 해주고 있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용인시와 비슷한 시기에 도농복합시로 승격한 도내 자치단체와 비교했을 때 용인시는 1996년 시 승격 이후 24년여만에 경지면적은 37%, 농업종사자는 82%가 줄었다. 경기도 전체 농업 현황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용인시 역시 같은 흐름을 보여 우려가 될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용인 농업 현실은 녹록치 않다. 2019년 기준으로 용인시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종사자 중 농업을 직업으로 하고 있는 사람은 0.8%정도다. 이는 2017년 0.6%에 비해 소폭 늘었지만 경기도 전체 평균 2.3%에는 크게 못 미친다. 지역별로는 처인구 전체 인구 중 2.9%가 기흥구는 0.1%가 직업 농민이다. 수지구는 통계에도 잡히지 않을 정도로 미비하다. 

가구 월평균 수준별 현황을 보면 100~300만원 미만대에 가장 많이 밀집해 있으며, 700만원 이상 가구 중 0.3%가 농업 종사자로 다른 분야와 비교해 비중이 가장 낮다. 연령별로는 40대 이상이 주를 이루고 있었으며, 이중 60대 이상은 전체 인구 중 3.3%로다. 

용인의 미래를 담은 농업, 새로운 방향으로 나가야

이 추세대로라면 용인시 농업 소멸은 피하기 힘들다는 것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용인시가 농업에 관심도를 높여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농업에 대한 예산 확대가 ‘세금 먹은 하마’가 될 수 있는 산업에 예산만 낭비하는 산업이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입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가 밝힌 용인시 2017년 기준 시군별 명목 부가가치의 산업별 비중 통계자료를 보면, 용인시 핵심 산업은 서비스업 및 기타 분야로 60%에 육박한다. 용인시는 자족도시로 자리매김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어 광‧제조업은 39%정도를 보였다. 용인시는 이에 맞춰 미래 먹거리 산업 한 축으로 산업단지 등을 활용한 요충지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농림어업은 1%에도 못 미칠 정도다.

산업별 비중이 높다는 것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뜻한다. 일례로 용인시의 경우 각종 국제 경제상황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간다. 삼성과 같은 대도시가 다수 포진해 있어 대기업의 살림살이가 예산 뿐 아니라 나아가 시민 일상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용인시 경제 여건의 질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 점에서 농업은 미래 유망업종으로 키울 필요가 있다. 실제 용인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낮지만 이를 경기도 전역으로 확산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2017년 기준 산업별 경기도 내 비중 현황을 보면 용인시 서비스업은 도 전체에서 7.2%로 순위를 매기면 3위권이다. 광‧제조업도 7.5%로 4위권으로 비슷한 추이다. 농업분야도 7.1%로 5위를 차지한다. 인구 100만 4대 대도시인 수원시 0.3%, 성남시 0.1% 고양시 3.1%를 다 합친 것보다 2배 이상 높을 만큼 월등하다. 

또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20대 농민들의 등장이다. 용인시에서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 중 전체 20대는 같은 연령대 0.6%에 이른다. 용인에 거주하는 20대 중 0.6%는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의미다. 아직은 지역경제 흐름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농업 발전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 

도내 5위 산업 농업, 용인시가 키워야 할 농업

이동농협 로컬푸드직매장 개장 행사 당시 모습.

농업은 더 이상 1차 산업에 머물지 않는다. 모든 산업이 아우러지는 6차 산업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는 추세다. 용인시에서도 농업이 가지는 가치는 소비자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한다는 것만이 아니다. 용인시가 해결해야 할 현안과 미래 안전한 먹거리 확보를 통한 건강한 공동체를 위해 농업을 적극 육성할 필요가 있다. 

우선 농업을 통한 지역불균형 해소다. 용인시는 기흥구와 수지구를 중심으로 한 도시권역과 농촌권이 많은 처인구간에 불균형 극복은 난제 중 난제였다. 최근 들어 난개발 저지기조가 강화됨에 따라 개발 방식으로 일방적으로 균형 맞추는 것도 쉽지 않다.    

이에 우선 용인시가 가진 지리적 장점을 최대한 챙길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처인구는 농업을 활용해 특구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 

처인구 원삼면에서 스마트팜 은성아크로파크를 운영하고 있는 손재우 대표는 농업을 생산자와 소비자의 상생에 더해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절대적 수단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용인시는 전국 자치단체 중 농업을 특구화시키기에 가장 적합한 도시라고 내다보고 있다. 

손 대표는 “용인시가 가진 특징을 살펴보면 농업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많다. 소비시장이 넓고, 교통 역시 훌륭하다. 특히 처인구는 상대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넓은 부지가 아직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며 “이런 장점을 이용한다면 단지 국내에서만 농업 선진지가 아니라 세계와도 경쟁할 수 있을 정도”라고 내다봤다. 

용인시의 지속적인 인구 유입에 대한 활용 방안에도 농업은 좋은 그릇이다. 농업을 활용한 일자리 창출은 안전한 먹거리를 소비자에게 제공한다는 농업의 1차 의미를 넘어선 가치가 있는 것이다.  

특히 처인구로 유입될 인구는 지금과는 다른 추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그 중심에는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를 비롯한 대규모 개발 사업이 자리하고 있다.

용인시가 준비해야 할 미래 먹거리 산업은 순환 가능한 활용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 더해 규모화와 스마트 기술 도입은 필수 항목이 됐다. 개발을 통한 산업지 구축에 비해 농업의 경우 토지 활용도에서 유연성이 높다. 지속적인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행정면적이 넓은 용인시의 경우 농업과 연계한 각종 산업을 규모화 할 수 있다는 부분도 큰 장점이다.  

농산물 생산·유통의 새로운 모델로 부각되고 있는 스마트팜 혁신지구 등을 조성하고 있는 한국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 관계자 역시 지구 조성에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10ha 이상의 넓은 부지를 뽑고 있다. 
 

구성농협 로컬푸프직매장 개장식 모습

용인에서도 이미 농업이 새로운 산업으로 자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다볼 수 있는 사례도 많다.  

2017년부터 운영에 들어간 기흥구 구성농협(조합장 최진흥) 로컬푸드는 개장 3년여가 지난 현재 매출뿐 아니라 참여하는 출하자 수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구성농협이 제공한 자료를 보면 이 농협 로컬푸드는 개장 당시 출하자(매장에 농산물을 납품하는 농민)가 98명이던 것이 올해 9월에는 136명으로 늘었다. 매출 역시 2억 4000여만원이던 것이 올해 현재까지만 8억원을 훌쩍 넘었다. 이에 맞춰 농협 측은 연중 생산체계 추축 지원사업을 통해 사업 범위 확대를 이어가고 있다. 

구성농협 최진흥 조합장은 “구성농협은 도시권에 위치한 농협인 만큼 많은 조합원이 상당수가 소비자다. 때문에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는 로컬푸드는 모든 조합원이 상생할 수 있는 좋은 방안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용인시가 농업을 관광산업과 결합한 농촌테마파크, 최근 개최된 ‘용인N 곤충페스티벌’ 등을 통해 소비자와 생산자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화 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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