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의 서재] 김안나 작가

한국문인협회 용인지부 김안나 부회장

“숲속에서 아침 맞는 청량함 느껴져”

나는 파도의 옷자락을 끌고
이 숲으로 왔다
변화를 기다리는 생명들이 있었다
바위조차 숨죽이고 기다렸다
<비밀의 숲> 중에서


낭만이 느껴지는 계절이여서 그럴까. 감수성을 풍부하게 해줄 시집 소개가 이어지고 있다.
두 번째 책 소개를 맡은 용인 지역 문인 김안나 작가는 김후란 작가의 <비밀의 숲>(서정시학)을 추천했다.

제목을 듣는 순간,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비밀의 숲>이 떠오르면서 왠지 모를 긴장감이 느껴졌다. 갑자기 사건이 터질 것 같고, 누군가 의심받을 상황이 만들어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시집 <비밀의 숲>은 이와 달리 자연의 순수함을 느낄 수 있었고, 서정시 본질을 되새길 수 있었다. 60년 동안 수많은 저서를 낸 김후란 작가 작품들 가운데, 김안나 작가가 <비밀의 숲>을 꼭 집어 선택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김 작가는 “김후란 선생님은 현재 용인에 사시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계시는 원로시인”이라고 소개하며 “그동안 시인의 저서를 여러 권 읽었지만 자연 속에 인간, 인간 안에 신, 신의 선물 자연이 하나의 원안에서 돌아가는 책은 마치 숲 안에서 아침을 맞이하는 청량감이 든다”고 책에 대해 설명했다.

부제 자연 속으로, 1에서 11까지 내재돼 있는 숲, 바위, 파도, 물방울, 풀잎, 산등 소재도 눈앞에 있는 듯 선명한 비유가 특히 인상 깊단다. 책을 읽다 보면, 자연과 인간이 물아일체가 돼 가장 이상적으로 굴러갈 수 있는 삶의 길은 무엇인가 고민하게 된다는 김안나 작가. 

“혹여나 그 답을 찾아낸다고 해도, 제가 어떻게 전달할 것이며, 어떤 울림, 어떤 신선한 언어를 끌어 낼 것인가라는 고민이 절로 들어요. 20년 넘게 문학을 공부했어도 저한텐 여전히 어려운 숙제로 다가옵니다”


김 작가는 문명이 발달할수록 감성의 온도는 내려가고 자연을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좋은 책은 마치 정신적으로 좋은 영양제를 섭취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에 독서를 통해 치유하면 좋을 것 같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책을 펼치는 순간부터 걱정, 불안 등 잡다한 불순물이 빠져 나가고 신선함이 자리하는 기분이에요. 책 속에 길이 있다는 말처럼, 책을 읽으며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가 붙으면 정서에 단단한 근육이 붙어 정신이 건강해져요. 잘 고른 좋은 책으로 힘든 시기 마음이라도 잘 이겨냈으면 합니다”

<오래가는 법> 외 4권의 시집을 펴낸 김안나 작가는 현재 사)한국문인협회 이사, 사)한국문인협회 용인지부 부회장, 사)한국수필가협회 사무국장 등을 맡고 있다. 용인문인협회에서 매해 개최한 시민백일장을 올해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으로 준비 중이다.

한편, 김 작가는 다음 책 소개 지역 문인으로 최장순 수필가를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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