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 몰고 피해 현장서 재능봉사
마스크 배부·홍보 캠페인도 벌여  

 

왼쪽부터 건설기계 개별연맹사업자협의회 용인지회 김명순 재무국장, 최용관 부회장, 이대현 회장, 배길재 회원, 손정길 사무국장

8월 초 용인에 쏟아진 집중호우는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과 원삼면을 그야말로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산사태로 주택과 농장, 농지 등이 흙더미와 바위로 뒤덮였다. 소하천 둑이 무너지거나 범람해 애써 키운 논과 시설단지 화훼와 채소 등이 침수돼 농민들은 큰 손실을 입었다. 지역 곳곳 주요 도로는 물론 마을안길, 농로 등이 유실돼 응급복구에만 여러 날이 걸렸다.

그나마 피해 주민들은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수해 소식을 듣고 달려가 복구에 발 벗고 나선 시민들 덕분에 큰 위로를 받았다. 봉사자 중 코로나19와 긴 장마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들의 재능을 활용해 집중호우 피해 지역에서 하루도 아닌 1주일간 봉사한 이들이 있다. 건설기계 개별연맹사업자협의회 용인지회(지회장 이대현·용인시건설기계협회) 임원과 회원들이다.

40여명의 회원들은 자신이 보유한 포클레인, 굴삭기, 덤프트럭 등을 활용해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 흙더미를 치우고, 경작지에서 다시 농작물을 심을 수 있도록 복구활동을 펼쳤다. 처음엔 다른 단체처럼 임원과 회원들은 주택 등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하지만 수해현장을 둘러본 이대현 회장 등 임원들은 장비 지원없이 손으로 복구하는데 한계를 느꼈다.

“현장에 가보니 장비가 없어 복구가 더디기만 하더라고요. 더 잘할 수 있고,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협회 밴드에 장비를 갖고 봉사할 회원들을 모집했어요. 그런데 40여명이 재능기부 봉사에 나서겠다고 참여의사를 밝히더군요. 정말 감동이었어요.”

의견이 모아지자 처인구 건설도로과 지원 요청이 있는 곳으로 회원들이 굴삭기 등 개인 장비를 갖고 찾아가 복구활동을 벌였다. 그렇게 8월 14일부터 1주일간 22대의 장비는 수해복구 현장에서 그야말로 맹활약했다. “주민들에게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손수 도시락을 싸들고 내 일처럼 했다”는 게 김명순 재무국장의 설명. 개인사업자인 이들은 특히 코로나19 여파와 긴 장마로 인해 일을 하지 못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태에서 수해복구를 자원해 의미가 더욱 크다.

협회 임원들은 용인시 자율방재단으로 활동할 정도로 오래 전부터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참여해 왔다. 그러나 방재단 활동이 임원들로 국한돼 있자 회원들의 참여를 확대하고, 지역사회에서 의미 있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는데 뜻을 모았다. 그렇게 해서 지난해 12월 용인시자원봉사센터에 봉사단체로 정식 등록했다.

지난 3월에는 대구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자 회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250만원으로 컵밥 110박스를 구입해 지원하기도 했다. 코로나19가 용인에서도 확산하자 마스크 나눔, 방역봉사, 코로나19 예방수칙 준수 홍보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대현 회장은 “지역사회에서 올해처럼 수해 등 피해가 발생하면 솔선수범해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며 “바쁘고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회원님들의 참여 의지에 놀랐는데,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협력하는 봉사단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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