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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스 이야기]포이 밴스의 Make it rain

기사승인 2020.09.16  09:4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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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이 밴스의 make it rain. 유튜브 화면 갈무리

유별나게도 비가 잦았던 여름이 이제야 지나갔군요. 평소 비를 좋아하는 분들이 꽤 많으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올해 비는 낭만과 연결지어 보고 듣던 그런 비가 아니었어요. 코로나19로 인한 일상의 불편함이 먼저 와있던 차에, 길고도 지루하게 지속됐던 여름비는 삶의 고단함까지 얹어지게 했던 반갑지 않은 존재였지요. 그럼에도 비를 주제로 한 노래들은 감성을 적셔주는 아름다움으로 흘러나오고 있었다는 겁니다.

비에 대한 모든 음악이 감성적인 아름다움으로 치장하고 있는 것은 아니거든요. 짐작하다시피 아주 처절한 고해 내지는 고백이 얹혀있는 곡들이 꽤 많습니다. 그 곡들 대부분은 느낌 그대로 불루지한 리듬을 타고서 말이지요. 그중에 필자는 프린스의 ‘Purple Rain’을 참 좋아했습니다. “당신에게 슬픔을 안겨주려 했던 것이 아니었어요. 당신에게 어떤 고통을 주려고 한 것도 아니었어요. 단지 당신이 웃는 얼굴을 한 번만이라도 보고 싶었을 뿐이에요.”라고 읊조리다가 절규가 폭발하던 그 노래는 필자의 감수성이 극에 달했던 20대 초반 무렵에 나온 곡이었습니다. 

당시는 프린스와 동갑내기인 마이클 잭슨의 명반인 ‘스릴러(Thriller)’가 나온 지 2년이 지났음에도 맹위를 떨치고 있었을 때였고, 또 다른 동갑내기 마돈나가 두 번째 앨범을 내놓기 바로 직전이었을 겁니다. 그런 어마어마한 정글에서 맨몸으로 팝뮤직계 최고의 야수들에게 던졌던 ‘Purple Rain’이라는 도전장은 그야말로 대단한 것이었지요. 이 곡으로 프린스는 팝뮤직계의 천재로 인정받게 되고, 곧이어 마이클 잭슨과 쌍벽을 이룰 것이라는 예상까지 받았어요. ‘Purple Rain’은 그런 곡이었던지라 지금도 여러 가수가 커버한 곡을 찾아 듣곤 하는데, 얼마 전에 그 곡을 독특하게 부르는 생소한 가수를 발견하게 된 거예요. 

포이 밴스(Foy Vance). 이름이 생소했습니다. 그래서 더 반갑고 설렜어요. 왜 자기와 마음이 통하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마음이 흥분되는 것 있잖아요? 아니면 자기가 평소 좋아했던 물건이나 책을 얻게 되면 마음이 막 들뜨는 것. 그런 것과 좀 비슷했던 것 같아요. 음악을 좋아하는 필자가 매력적인 새로운 보이스를 만나게 됐다는 것이 말이죠. 찾아보니 1974년생인 포이 밴스는 촉망받는 세계적인 팝가수 에드 쉬런하고도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진 이였더군요. 북아일랜드 태생의 실력 있는 뮤지션이자 싱어 송 라이터라는 칭찬을 많이 받고 있더라고요. 내친김에 그의 곡을 몇 개 들어봤더니 묵직하면서도 거친 목소리가 마치 헤비메탈도 잘 어울릴 것 같으면서 상당히 대중적인 분위기를 가졌더군요. 

그런데 도대체 이런 가수를 필자는 왜 이제야 관심을 두게 되었을까요? 그도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 그동안 작곡·작사가론 활동을 꾸준히 해왔지만, 가수로는 2006년부터 활동하기 시작해서 본격적인 무대에는 두 번째 앨범을 발표한 2013년 무렵부터 알려지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에드 쉬런, 보니 레이트 같은 유명한 가수들과 음악적 교류를 하면서 그들 무대에서 오프닝 공연을 맡으며 실력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던 거지요. 그로 말미암아 그가 만든 곡들이 수많은 TV 프로그램에 소개되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실력은 에드 쉬런에게 큰 감동을 주었던 모양입니다. 에드 쉬런이 어느 무대에서 기막힌 기타 연주를 해냈던 모양이에요. 그 연주를 직접 본 사람들이 감탄하자, 에드 쉬런은 “이 연주는 포이 밴스를 따라 한 연주”라면서 자기가 들었던 최고의 앨범은 포이 밴스의 앨범이었다고 덧붙여 극찬을 했대요. 최근에는 엘튼 존도 자청해서 포이 밴스의 앨범에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할 정도로 애정을 보이고 있다고 하네요.

이렇게 탄탄한 실력을 가진 가수의 음악 중에서 필자의 귀가 활짝 열리는 곡 하나를 듣게 되었는데, 바로 ‘Make It Rain’입니다.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의 느낌은 바로 위에서 이야기 했던 Purple Rain을 처음 들었을 때의 바로 그 것이었어요. 전체적인 흐름이 기가 막히게 처절합니다. 그동안 노래 속 주인공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알 수 있게 잔잔하게 설명을 해주고는 앞으로의 생활과 이어놓고 싶지 않은 어두운 마음을 ‘비가 내려서 깨끗이 씻어주길 간절히 원하는 마음’을 담담히 표현한 곡이예요. 그런데 이 곡을 한번 듣고 나니 또 듣고 싶어지더라고요.

이런 곡은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는 게 당연함에도 크게 알려지지 않았는데, 평소 이 곡이 기막히게 좋다고 생각해 오던 에드 쉬런이 자기가 불러보겠다고 포이에게 허락을 구한 거예요. 그리고는 2014년 큰 인기를 끌던 미국의 TV 범죄드라마 시리즈 ‘Sons of Anarchy’에다 곡을 사용해서 널리 알려지게 된 거랍니다. ‘Make It Rain’은 어느 누가 불러도 잘 어울리는 명곡입니다. 그러므로 에드가 부른 버전도 당연히 참 좋지요. 그러나 포이 밴스의 묵직하면서도 거친 음색이 표현해 주는 분위기는 어느 누구도 따라할 수 없습니다. 원곡을 소개하는 이유입니다.
포이 밴스의 ‘Make It Rain’ 들어보기

정재근(음악평론가, 팝 칼럼니스트) webmaster@yongin21.co.kr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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