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시대 공공시설 방향 전환 필요하다

콩나물시루 교실, 이제는 안전한 환경과 직결

코로나19 정국 학교 풍경(자료사진)

용인시가 인구 110만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인구 증가는 대도시로 성장하는 절대적인 기반이 된다. 용인시가 그동안 재정 자립도가 높은 부자도시라 불릴 수 있었던 것도 인구 유입이 용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구유입에 맞춘 기반시설은 제대로 확충됐는지는 따져 봐야 할 부분이다. 무엇보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안전한 공간 활용 개념이 도드라지는 가운데, 단지 인구 증가가 곧 살기 좋은 도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현실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특히 2개월 넘도록 반쪽 생활이 이어지고 있는 교육 현장은 절실하다. 환경 개선을 위한 장기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용인시의 급성장과 교실환경= 교육부는 23일 미래 교육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교원수급 정책 추진 계획을 통해 초등학생 수 감소에 맞춰 신규 교원 채용 규모도 줄이는 방안을 언급했다. 정부는 초등학교 학생수가 2020년 기준 전국적으로 264만여명이던 것이 2024년에는 234만명으로 줄어 학급당 학생 수도 22명대에서 20명대로 줄 것으로 내다봤다. 이 기준에 따르면 교사 1인당 학생 수 역시 현재 16명에서 14명대로 줄 것으로 기대했다. 

용인시도 지속적인 인구증가로 이른바 콩나물시루로 표현될 만큼 과밀학급을 유지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설학교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성과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많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용인시 학교 환경 개선은 해결해야 할 난제 중 우선순위를 이어왔다. 그렇다면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용인시 교육환경 개선 요구 해결책은 있을까. 

용인시 통계 자료를 보면 현재 초등학교 6학년 나이인 만 13세와 평균 입학연령인 8세를 비교하면 비슷하다. 그 중간에 들어가는 연령대 역시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이 기준만 두고 보면 향후 5~6년 가량은 지금과 비슷한 환경에서 교육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2~5세 연령대는 초등학교 재학 연령과 비교해 많게는 5000~6000명이 적다. 이 수가 큰 폭의 변화 없이 유지된다면 향후 10년가량 뒤면 자연스럽게 교실 내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가 생긴다. 2030년이면 환경개선이 크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모아지는 부분이다. 

중학교는 상황이 조금 심각하다. 용인에는 2019년 9월 기준으로 공사립 전체 50개교가 있으며 991개 학급에 3만1671명이 있다. 이를 학급당 학생 수로 계산하면 평균 32명에 이른다. 올해 초 기흥중학교가 폐교된 것을 감안하면 평균치는 더 올라간다. 

코로나19는 교실뿐 아니라 급식실 풍경도 바꿔 놓았다. 용인시민신문 자료사진

콩나물시루 교실 분산 절실= 2030년 학급당 학생 수 감소 효과 현실화에는 변수가 있다. 용인시가 2018년 공개한 2035년 도시기본계획에는 2035년 용인시 인구는 최소 128만명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는 130만명을 훌쩍 넘길 것으로 전망하는 흐름이 더 많다. 자연발생이 아닌 유입인구라 증가세가 어느 연령층에 집중될 지는 명확하지 않다. 분명한 건 출생아 감소 흐름을 타 유치원 연령대 인구는 지속적인 유입에도 큰 폭의 증가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부분이다. 문제는 초‧중학생들이다.

앞서 언급했던 현재 흐름대로 한다면 향후 10년간 학교 환경은 크게 개선되지 않을 전망이다. 더해 2030년 이후에도 특별한 대책이 없으면 현재 상황은 그대로 이어질 것이 분명해 보인다. 지금과 다른 조치가 없으면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아 안전거리가 유지되는 교실 공간 확보는 요원하다는 의미다. 용인시 입장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별 인구 분산 방안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용인시 3개구별 인구 현황을 보면 6월 기준으로 기흥구가 44만명, 수지구가 37만명, 처인구가 25만명 정도다. 3개구 모두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맞춰 초등학교 학교 수도 기흥구가 41곳으로 가장 많으며, 처인구와 수지구가 각각 32곳이 있다. 학급 수는 처인구가 596급, 기흥구가 1168급, 수지구가 858급으로 학교 수가 정곡선을 보인다. 중요한 부분은 학급수 과대에 있다. 학교 시설 규모가 학교별로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학급수가 많을수록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예방을 위한 안전거리 확보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3개구별 한 학년당 6반을 넘겨 전체 30학급 이상인 학교는 기흥구가 18곳, 수지구가 14곳으로 전체 학교 대비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그나마 처인구는 20%정도다. 이런 가운데 학생 수 증가에 맞춰 학교를 신설하기보다는 기존 부지 증축 방안이 이어지고 있어 학교 내 과밀화 해결은 쉽지 않은 상태다. 

중학교 역시 학년별 6개 학급 이상인 학교가 기흥구는 전체 대비 63% 수지구가 60%에 이른다. 처인구가 전체 11개 학교 중 5개 학교가 30학급을 넘겨 상대적으로 다소 여유가 있지만,  향후 인구 유입 동력이 강해질 것으로 예상돼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학부모가 꾸준히 요구하고 있는 학교 신설 현실화를 통해 과대학급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돼도 정작 정부는 전국적으로 학생 수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 맞춰 신규 교사 채용을 줄일 계획을 갖고 있다. 용인에 거주하는 학부모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걱정거리가 많다.    

용인시가 그동안 지속적인 인구 유입 행정에 따라 발생하고 있는 각종 학교 기반시설 부족 문제를 안전거리 확보에 직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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