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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리아 잭슨의 Summertime

기사승인 2020.06.30  10: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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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화면 갈무리

정해놓은 소재 속에서 이야기를 풀다보면 읽는 이의 쉬운 이해나 비교를 위해 그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이름을 거론하는 경우가 있지요. 필자 글에서는 마하리아 잭슨이 유독 잦았던 모양입니다. 지인 중 한분이 “마이클 잭슨은 알겠는데, 마하리아 잭슨은 도대체 누구냐?”고 묻더라고요.(하 하) 그래서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지난 호에서 다뤘던 이멜다 메이를 비롯해 ‘You Are So Beautiful’의 원 주인인 빌리 플레스턴. 포효하듯 노래하는 리즈 맥콤 등을 이야기할 때 그녀 이름을 슬쩍 끼워 넣었어요. 젊은 세대들에게는 아무래도 낮선 인물임에도 계속해서 이 사람의 이름을 거론한 것은 그만큼 흑인음악 쪽에서는 감히 넘볼 수 없는 엄청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대단한 가수이기에 자주 거론했느냐는 설명은 ‘내 하나의 사랑은 가고’를 부른 가수 임희숙씨의 평가로 대신합니다. 임씨는 “그녀는 낮은 음이든 높은 음이든 어떤 음에서도 감동을 주는 영혼의 소리를 지녔어요”라고 할 정도였어요. 그녀의 유명세는 ‘가스펠의 이미자’라고 설명하겠습니다. 미국에서 가스펠은 1950년대 중반부터 일반 음악의 한 장르로 받아들여지면서 돈과 유명세가 직접적으로 연관돼 복음의 축이 무너져 버린 점에서 우리나라 복음성가의 위치와 차이가 좀 있습니다. 당시 미국 교회에서는 복음의 확신이 있는 가수를 통해 교회나 극장무대에서 가스펠 공연을 할 수 있게 하도록 했어요. 그 첫 번째 가수가 가스펠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가수 또는 ‘가스펠의 시작점’으로 일컫는 마하리아 잭슨(Mahalia Jackson)입니다. 

인권과 인종해방운동의 현장에서 역사의 증인으로도 자리했던 이가 그녀였습니다. 1963년 여름 노예해방 100주년을 기념해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인도 속에서 워싱턴기념비 앞에서 링컨기념관까지 자유의 대행진을 시작했어요. 그날 모인 25만 명의 군중 앞에서 킹 목사의 그 유명한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로 시작되는 명연설이 나온 그 장소, 그 시간에 킹 목사의 연설에 앞서 해방의 노래를 부르고 역사의 증인으로 자리했던 가수가 그녀였습니다.

그런데 알아둬야 할 것은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인류역사를 통틀어 가장 유명한 명연설의 구절은 원래 킹 목사의 연설문에는 없던 구절이었고, 연설문 초안에도 없었다는 겁니다. 그 구절은 킹 목사가 연설하는 동안 먼저 노래를 끝낸 마하리아 잭슨이 무슨 생각이 들어서였는지, 목사의 등 뒤에 대고 “꿈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마틴”이라고 외쳤다네요. 그럼에도 킹 목사가 원고대로 연설을 이어가자 마하리아는 한 번 더 그래달라고 종용했대요. 그러자 킹 목사는 미리 준비해 놓았던 연설문을 옆으로 밀치고, 25만 군중과 수백만의 TV시청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고 말문을 열며 즉흥연설을 시작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때요. 소름 돋지 않으세요? 명연설 구절이 그녀로부터 시작됐다니 말이에요. 

이렇게 보면 마하리아는 아주 체계적인 교육을 받으며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것처럼 느껴지지요? 하지만 가난한 집안의 딸로 태어나서 정규교육이라고는 전혀 받지 못한 채 살아왔기에 악보도 알파벳도 읽을 수 없었대요. 어렸을 때부터 식당종업원, 청소부 등을 하며 노동의 나날을 보내면서 오로지 주말 교회에 가서 노래 부르는 것을 유일한 낙으로 삼았어요. 그러던 스물다섯 살 때 한 장례식에서 노래한 것이 레코드 관계자의 눈에 띄어 ‘가스펠의 전설’이 됐습니다. 
그녀가 부른 곡 대부분은 가스펠이었지만 가끔 재즈나 블루스 풍의 노래도 불렀는데, 가장 대표적인 곡이 ‘Summertime’입니다. 거구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풀한 보컬이 아주 잘 정제돼 그녀의 매력이 제대로 나타나있는 곡이 바로 이 곡이예요.

Summertime은 원래 오페라 ‘포기와 베스’에서 어부의 아내가 아기에게 불러주는 자장가입니다. 그렇게 오페라에 사용된 이래, 첫 음반 취입은 빌리 할리데이가 하면서부터 무려 2만5000장 이상의 음반으로 만들어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곡 중 하나가 됐어요. 수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가수가 불렀던 곡이지만 흑인영가를 기반으로 작곡했다는 작곡가의 의도를 가장 잘 표현한 가수는 마하리아 잭슨이 유일하다는 평을 듣습니다. Summertime은 그녀를 위해 만들어졌으며 그녀에 의해서 완결됐다는 칭송이 뒤에 붙어서 말이죠.

전해드리는 버전은 Summertime에 이어서 Motherless Child를 불러주는 버전입니다. 물론 다른 곡이지만 마하리아 잭슨은 두 곡이 한곡인양 아주 안온한 마음을 전해주며 기가 막힌 분위기를 만들어 줍니다.

마하리아 잭슨의 Summertime 들어보기

정재근(음악평론가, 팝 칼럼니스트) webmaster@yongin21.co.kr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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