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에서 유일하게 현역 의원이 출마하는 용인시을. 3선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김민기 후보와 정치 신인인 미래통합당 이원섭 후보, 여기에 민생당 김해곤 후보까지 더해져 3파전으로 선거가 치러지고 있다. 2일 본격적인 선거운동 시작에 맞춰 신갈오거리 곳곳에는 현수막이 내걸리는가하면, 출퇴근 시간대에는 유세전도 펼쳐져 선거 분위기가 한층 무르익기 시작했다. 
각 캠프는 전염병 여파로 조용한 선거를 치르겠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온도차는 조금 있다. 그만큼 표심을 얻기 위한 셈법이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맞춰 유권자들도 그간 관심을 두지 못한 지역 현안을 하나 둘 풀어내고 있다. 

진보‧보수‧중도 ‘골고루’ 선거 결과 결국 인물론  
용인시을 선거구는 앞서 열린 두 번의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한 김민기 현 의원을 선택했다. 김 의원은 21대 총선에도 후보로 나서 3선에 도전한다. 20대 총선 기준으로 보면 당시 을선거구 모든 지역에서 민주당이 압승했다. 당시 당선증을 받은 김 후보는 전체 투표 대비 득표율이 50%를 훌쩍 넘는다. 앞서 4년 전에 진행된 19대 총선에서도 역시 50% 넘게 득표해 안정적으로 당선됐다. 앞서 2008년 열린 18대 총선에서 (통합)민주당 후보 득표율이 30%에 못 미치는 것을 감안하면 김 후보가 가지는 경쟁력이 만만찮다는 의견도 많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유권자의 지지를 많이 받고 있는 정당도 두 차례에 걸친 총선에서 당선자를 내지 못하자 후보 인물론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18대 총선에서 현 미래통합당 전신인 한나라당 박준선 후보가 47%를 득표해 당선됐다. 수지구와 분리된 독립 선거구가 된 초기만 해도 이 선거구는 진보 성향이 강한 지역이 아니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열린 두 차례의 총선에서 당선자를 낸 민주당과 반대편에 선 정당은 경쟁력 있는 후보가 나서면 당선될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판단했다. 이는 곧 을선거구가 진보나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분류하기에는 다양한 변수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권자들이 보는 ‘후보와 후보’ 그리고 정당 애착

김민구 후보 선거사무소에 걸려 있는 현수막 모습.

본격적인 선거운동 전날인 1일과 선거 첫날일 2일 을선거구 대부분 행정동을 찾아 연령대별로 20여명을 만나 이번 총선에 나선 후보자에 대해 물었다. 50대 이상 유권자 대부분은 현역 의원이 이번 총선에서 3선에 도전한다는 것은 인식하고 있었지만 야당 후보에 대해서는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답변이 많았다. 

특히 10~20대 젊은 층에서는 대부분 후보에 대해 알지 못한다는 답변을 했다. 그럼에도 후보를 낸 정당에 대해서는 인지를 하고 있었다. 총선에 대한 무관심이라기보다 후보에 대한 정보 부족인 셈이다. 

신갈오거리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이재윤(22‧학생)씨는 “기흥구에 어느 정당 후보가 나오는지는 알고 있는데 후보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집에서나 친구들과도 정치 이야기를 할 때 정당에 대해 말하지 후보가 어떤지는 거의 말하지 않는다”라며 “이번에 처음 선거를 하는 것인데 솔직히 후보에 대한 정보 없이 정당 보고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30대 이상 올라갈수록 정치적 성향이 분명해 지는 것이 감지됐다. 흔하게 판단할 수 있는 ‘고령=보수, 젊은층=진보’ 공식과도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였다. 하지만 지역별 현안에 대한 해결 방안을 두고는 보수진보 개념이 상당히 희석됐다. 여기에 한 가지 3선에 도전하는 김민기 후보에 대한 평가 역시 선거에 영향을 줄 변수가 될 것이라는 유권자도 만날 수 있었다. 

보라동 한국민속촌 주변에서 만난 서예린(32‧여)씨는 “정치를 너무 혐오스럽게 하는 정치인은 정말 맘에 안든다. 총선에 나오는 후보 중 아는 후보는 한명인데 정당도 맘에 들고 해서 여당을 더 지지할 계획이다. 공약을 보면 달라질 수 있겠지만 현재는 변함이 없다. 앞서 8년에 이어 4년 더 기대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구갈동 강남대 인근 강남마을 한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이남용(66‧남)씨는 “국회의원 선거는 지역과 나라를 위해 일하는 사람을 뽑는 건데 정당을 안 볼 수 없다. 야당 후보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지 못해도 지금껏 해온 것처럼 그쪽을 지지해 새로운 4년을 기대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개발이나 안정적 관리냐, 후보 선택 잣대 

이원섭 후보 선거사무소에 걸려 있는 현수막 모습.

기흥구를 아우르는 용인시을 선거구는 사실상 최근 10년여간 용인시 개발의 한 중심에 서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개발과 관련한 민원은 끊이질 않고 있다. 이번 총선을 두고 유권자들도 개발과 안정적 관리를 둔 정치적 판단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0대 총선에서 김민기 후보가 평균보다 적게 득표한 기흥동은 최근 이케아, 롯데프리미엄아웃렛, 코스트코 등 대형상업시설이 들어서며 주민들의 생활 편의 역시 증대되고 있다. 이를 두고 소비편의와 지역상권 활성화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반면 골목상권 파괴와 교통 불편 심화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도 지역 민원이 후보 결정에 큰 잣대로 작용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케아 기흥점 인근에서 만난 손명균(49‧남)씨는 “대형매장 인허가는 행정적인 부분이지만 이와 연계된 교통문제나 상권 활성화 같이 예산이 들어가는 부분은 정치인이 필요하다. 안정적이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기반 마련을 위한 예산 확보는 여당 의원이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교통과 상업 중심지로 부각되고 있는 경전철 기흥역에서 만난 최영현(58‧남)씨는 “이번 선거에서는 기흥구가 더 잘살 수 있도록 경제분야에 능력이 있는 후보를 (뽑을)생각을 하고 있다. 기흥구도 교통이나 구도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을선거구에 출마한 야당후보 2명은 각각 경제‧개발 전문가라 자처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부터 을선거구에 편입된 동백3동도 개발과 지속적인 인구유입에 따른 장단점을 조율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후보를 기대하고 있었다. 

최근 문을 연 동백3동행정복지센터에서 만난 최희숙(48‧여)씨는 “도시가 너무 발전이 없어도 문제지만 동백처럼 갑자기 성장해도 문제다. 이번 총선에서 어떤 후보가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개발을 잘 관리하는 정치를 했으면 한다. 한 표 더 얻기 위해서 맨날 뭐 만들겠다는 소리는 너무 짜증스럽다”고 심정을 드러냈다. 

지역 상권 골목상권 상생…‘갈수록 힘들다’  
을선거구 지역상권 표현은 거칠었다. 매 선거마다 각종 지원을 해주겠다는 공약에 지역상권과 소상인은 대상에 들어가지만 크게 개선된 것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렇다보니 만난 상당수 상인들은 현역 의원과 현 정부를 질타하는 목소리를 많이 냈다. 하지만 당장 이런 감정이 후보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지는 아직 미지수다. 

신갈오거리에서 신갈초등학교 방향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시민(58‧여)은 “10년 넘게 장사를 하고 있는데 선거 때마다 잘 챙기겠다고 말하는데 형편은 그대로다. 한번쯤은 바꿔야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시장이나 국회의원이나 모두 지금까지 당선된 후보를 뽑았는데 이번 총선을 조금 생각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최근 수원시와 행정구역 경계조정이 이뤄진 영덕동 한 아파트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이태란(36‧여)씨는 “수원에 편입된 아파트 시세가 크게 변했다는 소문이 많다. 도시가 경쟁력이 있으면 시민들은 혜택 보는 것이 많아진다. 단기적으로 상권을 살리겠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도시 가치를 높이는 성실하게 정치를 하는 정치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예방과 대통령 지지도 반영은
이번 선거에서 코로나19는 절대적인 변수다. 이를 정부가 어떻게 예방하냐는 둔 평가인 것이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정부가 잘하고 있다는 수치가 높은데다 외신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을선거구 유권자들 역시 코로나19 예방에 대한 정부 평가가 이번 총선에 영향을 줄 것이냐는 물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스스로 야당을 지지한다고 밝힌 이모(51‧남)씨는 “코로나 예방은 정부가 잘하고 있다고 본다. 그렇다고 지지하는 정당이 바뀌지는 않는다. 후보도 이미 정해둔 상태다. 정치성향과 예방을 냉정하게 판단해 투표를 했음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야당 지지자는 “언론을 보면 정부가 잘한 게 별로 없어 보인다. 야당 말도 듣지 않고, 사태를 너무 심각하게 키웠다. 이번 총선에서는 분명히 현 정부와 여당이 잘못을 심판 받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판단했다. 

반면 여당 지지자라고 밝힌 윤모(42‧남)씨는 “언론 보도를 보면 대통령 지지도가 매우 높다. 그만큼 잘한다는 소리다. 여당도 충분히 노력하고 있는 만큼 지지후보나 정당을 바꿀 생각은 전혀 없다. 편중된 정보를 전달하는 언론만 조심하면 더 많은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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