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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느 보엘의 ‘Standing On The Edge Of love’

기사승인 2020.01.22  09:4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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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화면 캡처

요즘 들어 ‘베이비부머’라는 단어가 심심찮게 입에 오르내리고 있지요? 베이비부머라는 말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군역을 마친 미국의 많은 청년들이 고향으로 돌아가면서 출산율이 급격히 높아져 그때 출생한 이들을 일컬어 불렀던 말이랍니다. 그 미국의 베이비부머들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소비력이 큰 사람들이 됐습니다. 반면, 1955년에서 1963년 사이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이 땅의 베이비부머들은 미국과 달리 가장 암울한 미래를 숨죽이며 기다리고 있어야 하니 씁쓸하기 그지없습니다. 필자도 베이비부머 안에 속해 있는지라 주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유독 자부심 섞인 목소리가 높아지는 연생들이 있습니다. ‘58년 개띠’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지요? 희한하게도 베이비부머 세대 중에 58년생이 더 많이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유독 58년생들만 부각될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 것도 띠까지 붙여서 말이지요.

그래서 한번 짚어보니 유독 1958년생 세대들에게는 짠한 시선을 보낼 수밖에 없는 격변의 중심에서 온몸으로 견디며 살아왔더군요. 소년기에 중학교를 추첨으로 배정받은 1세대였고, 이른바 뺑뺑이로 불렸던 고교평준화 원조세대였습니다. 20대에는 서울의 봄빛을 잠시 쬐다가 10·26과 12·12쿠데타로 이어진 암흑기를 겪게 됐고, 30대에는 민주화 항쟁 한가운데에서 넥타이부대로 참여하게 된 세대이기도 하지요. 40대에는 IMF외환위기 속에서 쓰나미처럼 밀려왔던 회사들의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떠나야 했던 세대이기도 했습니다. 

이제 내일모레면 노인 연령에 속할 나이이지만, 2세들의 취업이 늦어지는 사회적 현상을 맞이하다 보니 부모 공양과 더불어 자식들의 용돈까지 챙겨야 하는 그런 상황의 대표적인 연령대가 1958년생이더군요. 그래서 굳이 58년 뒤에 붙이는 ‘개띠’는 자조와 탄식이 묻어있는 서글픈 표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오호~ 통재라!

어떤 경우에서든 끄트머리에 있는 상황이 되면 애잔하기 마련입니다. 1958년생들이 전체적으로는 사회적 변화 속에서 끄트머리에 있었던 세대였겠지만, 개개인 삶에는 그러하지 않았겠지요. 그러지 않았기를 바랍니다. 

필자가 즐겨 하는 블루스와 재즈 가수들 중에도 1958년생이 꽤 있습니다. 그 중에 한느 보엘(Hanne Boel)이 먼저 떠오르는데, 덴마크의 코펜하겐 출신 가수예요. 우리의 1958년생같이 격변의 중심에 서 있는 삶을 살지 않았지만 나름 실력에 비해 빛이 제대로 나지 않았던 가수이기도 하지요. 다루는 음악 장르가 참으로 다양해 팝, 소울, 가스펠, 록, 재즈 등 거의 모든 장르의 음악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본인이 활동하는 스칸디나비아 차트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많은 앨범도 판매했다고는 하는데, 그 우물 밖인 지역에서는 그녀 이름을 들어보기 힘들 정도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가수입니다.

그녀는 출신지인 덴마크에서 음악적 기초수업을 이수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버클리 음악대학 에서 음악적 깊이를 더 다졌다고 해요. 그리고는 고향으로 돌아가서 블라스트(Blast)라는 펑크밴드에서 보컬활동을 하고 교회합창단 독주자로 공연하면서, 교사로 학교와 학원 등에서 음악을 가르치며 성공의 시간을 기다려 왔다는군요. 그러다가 1987년에 내놓은 재즈 앨범 ‘Shadow of Love’와 이듬해 ‘Black Wolf’라는 앨범을 내놓았는데, 이 앨범들이 덴마크에서 큰 상들을 수상하면서 비로소 이름이 조금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녀의 기억 속에 가장 큰 영광으로 남아있는 일 중 하나인 교황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영광을 1994년에 누리기도 했습니다.

정재근

목소리의 분위기는 호소력이 ‘확’ 하고 느껴집니다. 최근에는 재즈 장르로 많이 치우쳤지만 많은 장르를 소화해 오면서 다져온 내공은 가볍게 볼 수 없는 무게감으로 살아있습니다. 이 가수의 목소리로 소개해 드릴 곡은 ‘Standing On The Edge Of Love’라는 곡입니다. 그러고 보니 제목도 앞에 이야기 했던 분위기와 연결돼있군요. ‘사랑의 끄트머리에 서서’라고 번역하면 맞겠지요? 이 곡은 영화 ‘Darling Lili(밀애)’의 주제곡으로 사용됐답니다. 그 유명한 B B 킹에 의해 불렸던 귀에 착착 감기는 정통적인 블루스 느낌이 살아있는 곡입니다. 초반부터 규칙적인 비트가 인상적이지요. 열정적인 보컬이 두드러진 곡으로 듣는 이의 귀와 마음이 즐거워지는 곡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추천합니다.

‘한느 보엘’의 Standing On The Edge Of love 들어보기
https://youtu.be/QJ6SuWbAMAI

정재근(음악평론가, 팝 칼럼니스트) webmaster@yongin21.co.kr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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