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ㅣ용인시의회 생중계 시스템 도입 필요하다

일부 여론 의식한 발언 부작용도
의원·시민의식 향상 병행돼야

화성시의회 운영위원회 인터넷 영상 공개 모습.

“성원이 되었으므로 2019년도 행정사무감사를 시작하겠습니다.”
화성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차순임 위원장이 회의 의사봉을 3번 치자 곧바로 제 1차 도시건설위 소관 행정사무감사가 시작된다. 이어진 증인 선서와 감사자료 보고. 의원들은 각 관계 부서 실국장과 과장에게 질의를 이어간다. 

“지역에 테마파크가 들어온다고 하는 상황에서 시세 차액을 노린 투기 세력들이 여기에 많은 인허가를 내고 있습니다. 거기에 대해 어떤 대응을 하고 계십니까?”
의원의 질문에 담당자가 “지역에 투기 이상 징후는 없다”고 답하자 의원은 이를 놓치지 않고 압박하는 질문 공세를 펼쳤다. 
“알겠습니다. 더 파악해서 그런 사항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집행부가 미처 파악하지 못한 지역 현안에 대한 집요한 지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답을 이끌어 낸 것이다. 해당부서에 대한 상임위의 송곳 감사와 치열한 신경전은 의회 생중계 시스템을 통해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방청을 해야만 볼 수 있었던 시의회 회의장을 이제는 손 안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화성시의회는 올해 7월 2019년도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상임위원회와 특별위원회 회의까지 생방송을 시작했다. 의회 홈페이지를 통해 본회의 실시간 생중계를 하고 있었지만 상임위원회의 세부적인 안건 논의과정까지 공개해 지방의회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의회 상임위 생중계 시스템 확대를 처음 제안했던 화성시의회 구혁모 의원은 “상임위와 특별위 회의까지 생중계가 된 이후에는 의원들 사이에서 발언을 보다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회의록이 아닌 화면으로까지 기록이 남는 만큼 전보다 더 철저하게 준비하고 확인에 확인을 거치는 과정을 소홀히 하지 않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성시의회는 회의 생중계 시스템 전면 도입에 대해 의원 총회를 거쳐 3분의 2 의원들의 동의를 얻어냈다. 구 의원은 “아직 준비가 덜 돼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타지방의회에서 이미 도입한데다 의회 신뢰 회복과 시민과의 소통 확대라는 명분에 대해 동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변화에 지지를 보낸 것은 시민들이었다. 구혁모 의원은 “생각보다 많은 시민들이 의회 회의를 모니터링하고 반응을 보내온다”며 “회의 중간 의원들에게 제보도 이어진다. 회의에서 이뤄지는 안건에 대해 시민들이 현장의 목소리를 보태면서 회의 내용은 더 깊이 있어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의회 회의 생중계를 앞서 도입한 지방의회에서는 단순히 회의의 실시간 공개를 넘어 의원 실력 향상과 시민 의식 강화도 함께 이뤄질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성남시의회는 화성보다 빠른 2017년 본회의와 상임위 특별위 회의를 PC와 모바일 영상으로 실시간 공개하고 있다. 6대부터 8대까지 3선 의원인 현 성남시의회 강상태 부의장은 “의회 회의 생중계는 시민 알권리 차원에서 당연히 필요하다”면서도 “생중계를 이용해 일부 여론을 의식한 발언을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 부의장은 “의원들은 정치인이다. 표를 먹고 사는 만큼 일부 단체나 여론을 의식해 부적절한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면서 “단순히 회의를 실시간으로 공개하는 것을 넘어 의정활동을 펼치는 의원들의 수준과 이를 감시하고자 하는 시민의 눈높이, 의식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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