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용인시민관협치위원회 박영숙 공동위원장

옛 경찰대 부지 문제를 풀기 위해 최근 용인시민관협치위원회가 마련한 100인 공론장이 무산됐다. 이에 YSB용인시민방송과 함께 옛 경찰대 문제와 협치위 활동에 대해 듣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도서관 관장으로 일 해오시다 용인시 민관협치위원장 활동을 시작했는데 계기가 있었는가.  
“하루하루 너무 바쁘다 보니 위원회 활동은 엄두도 못 냈다. 하지만 도서관 운동의 맥락에서 협치에 참여했다. 우리 사회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고 있다. 고령사회·저출산 ·수명·기후·에너지 환경·인권 등 굉장히 많은 문제가 있다. 이런 것에 대한 더 나은 길을 찾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단지 책 한 권을 혼자 읽는 게 아니라 생각과 경험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 성찰하고 공론할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 도서관이 지역에서 공론장이라고 생각한다. 협치를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 공론의 문화인데 도서관(경험)이 (협치에)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함께 했다” 

▷위원회가 활동한지 4개월이 지났지만 위원회가 무엇인지, 어떤 활동을 하는지 잘 모르시는 분도 계시는데.  
“협치란 단어의 정의를 찾아봐도 잘 없더라. 협력해서 함께 하는 것이라고 일단 말하고 싶다. 그런데 다스린다는 뜻의 ‘치’ 때문에 다소 불편했다. 하지만 다스린다는 말은 ‘허기를 다스린다’, ‘병을 다스린다’에도 사용된다. 예전에는 행정이 정책을 세우고 시민은 그저 공공서비스를 소비하고, 세금 내고 민원을 제기하고 선거를 하고 하는 구도였다. 이제는 사회 문제가 다양해지고 있다. 때문에 더 섬세하게 잘 풀기 위해 시민이 함께 참여하며 힘을 보태야 한다. 그것이 협치의 뜻이 아닐까 한다. 협치는 협치위원회가 하는것이 아니라 107만 시민과 공무원, 시의회, 시민단체, 언론이 함께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용인시 민관협치위원회가 용인에 맞춤형으로 활동을 할 수 있는 방정식이 있다면 
“방정식도 만들어야 하지만 그것도 함께 활동하면서 만들어야 하는 것이라고 본다. 일단 용인시는 인구가 많다. 도‧농간 문제도 계속 논의 되고, 난개발로 인해 원주민과 이주민간 갈등, 세대 간의 문제 등 여러 상황을 겪어 왔다. 서로 만나서 알게 되고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이 먼저라고 본다. 찬반을 가르는 공청회가 아니라 서로 이야기 하고 경청하는, 그래서 점점 수렴하고 배우고 이해하고 또 할 수 있다면 다른 영감을 얻는 공론장을 계속 만들어 가는 것이 위원회가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활동 6개월이 지난 가운데 의제로 정한 옛 경찰대 부지 활용방안을 두고 개최한 공론장이  파행으로 끝났다. 왜 그렇게 된 것인가. 
“안타까운 경험이었다. 많은 분들이 저녁 늦은 시간에 어렵게 참석했는데 일단 준비과정에서 무엇이 부족했나를 먼저 반성하고 앞으로 그걸 보완하고 더 나아지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에 집중할까 한다. 옛 경찰대 광역교통대책을 세우는데 아주 다양한 카드를 찾는데 시민들의 의견이 힘이 될 것이라고 여겼다. 이런 의견 수렴의 장을 만들겠다는 취지가 주민들에게 전달되지 못해 요식행위로 밀어붙이기 위해 공론장을 여는 것으로 여기는 것 같다. 돌이켜 반성해보면 (해당지역 주민들께서)그럴 수 있겠다하는 생각이 든다.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충분히 알리고 찾아뵙고 말씀 나누고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을 크게 배웠다. 파행이나 한계라기보다는 거쳐야 할 과정이라고 여기고 싶다. 그날 와 상처를 입었거나 너무 어려운 시간을 허비했다고 여긴 분들에게는 송구한 말씀이지만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한다” 

▷첫 의제인 옛 경찰대 부지 활성화 방안부터 소통부재를 보이는 것 아닌가. 
“8~9월 마북 동백 등 4차례 걸쳐 간담회를 가졌다. 그 자리에서 그동안 진행과정에서 각자 어떻게 바라보는지, 정확한 정보를 공개된 자리였다. 정보를 공유하고 시민들의 질문 의견을 듣는 자리기도 했다. 정말 많은 의견을 들었다고 여긴다. 협치라는게 현실에서 바람직한 것을 실행해 나가는 것인데 이상만 요구하고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정말 전략적으로 현실적 안을 찾아야 한다. (간담회를 통해) 공유가 많이 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더 작은 단위 밀도 있는 자리가 정말 필요했다. 그간에 경험으로 주민들이 용인시에 대해 실망하고 상처받으면서 쌓인 불신과 불안이 얼마나 깊었는지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그것을 걷어내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믿자’고 되는 것이 아니다. 좀 더 잘 알고 확인하고 그걸 통해 다름을 인정하고 소통하는 시간이 참으로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민관협치위원회 입장에서 용인시도 입장도 이해해야 할 것으로 본다. 
“(주민들께서)생각보다 (용인시에 대해) 이해 부족 또는 오해가 분명이 많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공무원들도 주민들과 반대되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은 확인했고 시민들을 위해서 더 나은 안을 찾고 실행을 하려는 의지도 확인했다. 갈등 구조가 근본적으로 존재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어떻게 하면 정말 실현가능한 안으로 난개발이란 오명을 떨칠수 있는 힘들 용인시를 만들고 더불어 사는 삶터를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에게 바란다면 시민들에 대한 신뢰를 가지면 좋겠다. 시민들이 이렇게 하면 믿어 줄 것이라 함께 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해 나갔으면 한다”

▷시민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바라는 건 무엇에도 수긍하거나 절망에서 포기 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냥 현실인데 뭘 어쩔 수 없어’, ‘그렇게 되고 말거야’ 하지 말고 그래도 조금이라도 더 낳은 안이 없을까 두드려 보고 함께했으면 한다. 그 과정에서 상대방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도 점점 더 익혀야 할 것이다. 같이 소통해본 경험이 많지 않고 완전히 역할이 기능적으로 구분돼서 행정이 할 일, 시민이 민원인으로 할 일이 나눠져 있었다. 하지만 협치를 통해 이제 같이 하자는 것이다. 그런 경험이 없었다. 조금씩 제공받는 공공성이 아닌 실천하는 공공성을 구현해 나갔으면 한다” 
<인터뷰 전체영상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kYOfpOyE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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