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별 편차 크고, 주차난 심각한 수준
“3개 구별 특수성 고려해 운영해야”

 

용인 공영주차장을 위탁 운영하고 있는 용인도시공사가 기흥구 한 지역에 불법주차를 금지하는 현수막을 내걸었지만 주변에는 불법주차된 차량이 많다.(용인시민신문 자료사진)

지난달 17일 제237회 임시회 도시건설위원회 회의장은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처인구 중앙동 행정복지센터 관련 관리계획이 애초 위원회에서 지적한 내용이 반영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같은 날 자치행정위원회에서는 도건위가 지적한 내용과 상반되는 내용이 상정됐기 때문이다. 그날 용인시 행정이 난타를 당한 핵심에는 부서간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은데다 무엇보다 공영주차장 정책 부재가 큰 원인이었다. 도건위에서는 공영주차장만 무작정 늘릴 것이 아니라고 요구한 반면, 용인시는 예산을 들여 공공청사를 매입해 공영주차장을 확대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용인시에는 현재 118곳에 1만1632개면의 공영주차장이 있다. 이중 지난해부터 유료화 된 용인시청부설주차장을 포함해 전체 25곳 5249면은 유료로 운영 중이며, 나머지 6300면은 무료다. 지역별로 보면 수지구가 18곳 2558면, 기흥구가 51곳 4277면 처인구가 49곳 4797곳이다. 용인 관내에서 가장 주차장이 적은 수지구는 기흥구의 30%에도 못 미치며 주차면은 절반을 약간 넘는 것이 현실일 만큼 지역 편차가 심하다.

행정구역 범위까지 적용하면 처인구도 난감한 상태다. 처인구는 주차면에서 3개구 중 가장 많지만 도심지로 분류할 수 있는 김량장동 마평동 역북동에 전체 주차공간의 절반이 넘는 27곳 2557면이 몰려 있다. 9월 기준으로 처인구에서 등록차량 수가 가장 많은 포곡읍은 6곳 276면에 불과하다. 

주차장과 면수가 다른 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어 보이는 기흥구 역시 주차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용인시 통계자료를 보면 9월 현재 기흥구 등록 차량 수는 18만8000대로 처인구와 수지구 각각 13만2000대, 13만9000대보다 5만대가량 많다. 단순 수치로 계산하면 처인구는 공영 주차장 한 면당 27.5대 차량이 경쟁을 펼쳐야 하지만 기흥구는 경쟁률이 44대1까지 치솟는다. 수지구는 상황이 더 심각해 처인구의 두배에 이르는 54.4대 1이다. 각 구별 특수성까지 감안하면 용인시 공영주차장 부족분은 심각한 수준이다.

그렇다고 막무가내 공영주차장을 확대할 수 만 있는 것도 아니다. 소요될 예산이 가장 큰 부담이겠지만 지속적인 확대가 정답이 아니기 때문이다. 

용인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기준 의원은 이 점에 대해 대중교통 활성화로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의견을 내고 있다. 여기에 최근 주차장 증설 민원이 이어지고 있는 재래시장 등 일부 지역에 대해서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차 없는 거리’ 조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차량이 증가하고 민원이 나온다고 무작정 (공영)주차장을 건립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한 행정이다. 계속 차량이 증가하는데 예산으로 감당하기 힘들다”라며 “대중교통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정책을 펼칠 때”라고 말했다. 또 “수원이나 전국 어느 재래시장을 보면 다양한 문화가 가미돼 주차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걸어 다닐 수 있도록 했다. 용인시가 배울 부분”이라고 이었다.     

공영 주차장 유료화가 해답일까 

용인시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본청 주차장을 유료화 했다. (용인시민신문 자료사진)

용인시가 운영하는 공영주차장 중 절반 가까이가 유료로 운영된다. 2018년 기준으로 이들 유료 주차장 수익은 총 20억4000여만원 정도다. 올해부터 유료화에 들어간 기흥구보건소 부설주차장 등 2곳까지 더하면 수익을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료 주차장을 관리하는데 들어가는 인건비 등 예산이 19억원 가량으로 사실상 수익 대부분이 자체 관리에 들어간다고 봐도 무방한 것이다. 때문에 용인시 입장에서는 최대한 예산을 줄이기 위해서 현재 무료로 이용하고 있는 주차장을 유료화할 뿐만 아니라 향후 신설될 주차장 역시 유료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실제 용인시는 1일부터 AK&기흥(기흥구 구갈동 234-3) 지하1층에 설치된 기흥역 환승주차장을 이용할 경우 요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유료화를 통해 용인시 주차난 개선에 최대한 효과를 낼 수 있을까. 지난해 11월부터 유료화에 들어간 용인시청 부설주차장의 경우는 지난해 두달 간 1100만 원가량 수익을 올렸다. 월 평균 수익이 570만원 정도다. 시행 초기라 각종 시행착오가 생긴 것을 감안하면 향후 수익을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올해 들어 수익은 꾸준히 줄었다. 실제 올해 9월까지 수익은 월 평균 450만원이다. 

이 같이 수익이 주는 가장 큰 이유는 유료 이용자가 줄었기 때문이다. 반면 무료 이용자는 크게 줄지 않아 주차 혼잡은 이어진 것이다. 용인시를 통해 받은 시청 부설주차장 운영현황을 보면, 시청 주차장 이용자 중 무료 건수는 월별 차이가 다소 있지만 평균 2~3만명에 이른다. 여기에 각종 대규모 행사가 열릴 경우는 무료 이용자가 9만명에 이른다. 유료 이용자는 오히려 줄었다. 지난해 말까만 하더라도 4000명 중후반이던 것이 올해 들어서는 3800명대로 줄었다. 

용인시는 유료화가 수익 창출이 목적이 아니라 장기 주차 등 주차공간 원활한 순환에 있다고 하지만 현재 운영 방식으로는 ‘유료화=주차난 해결’이라는 공식이 정답을 돌출해 낼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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