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경전철 활성화 해법은 없나-3

고베시 롯코라이너 아일랜드센터 역에 있는 고베 패션미술관. 역 주변에 쇼핑몰과 미술관 등이 있다.

싣는 순서
①세금 먹는 하마 용인경전철 과거와 현재
②닮은 꼴 부산김해·의정부경전철의 선택과 변화
③신교통도시 일본에서 배운다
④기로에 선 용인경전철, 활성화 방안은?

버스 중심의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의 대중교통은 단연 철도다. 국토를 종단하며 광역도시를 이어주는 신칸센을 비롯해 우리나라 코레일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JR, 도심과 외곽을 이어주는 지하철과 전철 등 철도는 일본의 핵심 대중교통시스템이다. 여기에 우리나라 김해·의정부·용인시가 친환경 미래형 교통시스템으로 도입한 경전철도 40여개 노선에 이른다. 신교통, 뉴트램, 모노레일 등 불리는 명칭은 조금씩 다르지만 경전철도 보편적인 대중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은지 오래다.

일본의 경전철은 대부분 공공성에 기초해 현이나 시 등 광역·기초지자체와 민간자본이 결합한 제3섹터 방식으로 건설, 운영된다.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경우도 있지만 최근 철도 등 인프라 부문이 민영화되면서 별도 법인을 설립해 관리 운영하고 있다. 그 가운데 시와 민간기업이 공동으로 자본금을 출자해 별도 법인을 세우고 운영하는 일본 고베신교통주식회사와 2018년 오사카시 교통국이 철도부문으로 민영화한 일본 오사카시고속전기궤도주식회사(오사카메트로)를 찾았다.

오사카시 지하철 주오선에서 내린 승객들이 코스모스퀘어역에서 뉴트램을 타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도시형 교통수단인 경전철. 지하철과 버스의 중간 수송 능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 많은 지자체가 경전철을 도입하는 이유다. 일본은 경전철을 ‘신교통’이라 하는데 넓은 의미로 철도와 버스, 승용차 등 기존의 교통기관에 비해 새롭게 개발된 교통시스템을 가리킨다. 오사카시와 고베시 등이 신교통시스템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도로 혼잡과 자동차 공해 등의 문제를 줄이려는 수단으로 자동차 이외의 교통시스템에 대한 개발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도로 면적은 좁고 인구밀도는 높기 때문에 도로의 수송량을 늘려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도 신교통시스템이 도입된 또 다른 이유다.

일본 제2의 도시 오사카시의 경우 도심을 축 삼아 방사선으로 철도망이 연결돼 있는데, 도심과 교외를 연결하는 주요 역할을 지하철을 비롯한 전철이 담당하고 있다. 오사카시는 1980년대부터 지하철과 버스 등을 대체하는 새로운 도심 교통수단의 필요성과 환경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도심과 부도심을 연계하는 새로운 교통수단을 계획했다. 뉴트램이라고 불리는 경전철이다.

대개 환경문제와 새로운 교통수단에 대한 필요성에서 경전철이 도입됐는데, 고베시와 오사카시 모두 도시정비계획이나 도시재개발정책에 따라 조성된 신도시에 경전철을 도입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다른 공통점은 이들 지역에서는 세계엑스포나 국제박람회 등 굵직한 국제행사가 치러졌거나 지리적으로는 성남이나 용인, 안양 등 대도시와 인접한 도심권 외곽에 있다는 점이다.

오사카메트로가 운영하는 뉴트램은 산업과 연구, 공공위락시설 등으로 개발돼 있는 매립지 등의 항만지역 개발에 맞춰 계획됐다. 1970년대 후반 지하철, 모노레일, 버스, 중전철 등 어떤 교통시설을 할지 의견이 분분했는데, 지하철은 수송량을 감당하기에 너무 크고 버스는 작다는 판단에 따른 뉴트램(경전철)이 채택됐다. 당시 오사카시가 뉴트램 건설을 추진하면서 고려했던 점은 안전, 건설비, 수송능력 등이었다. 오사카메트로 기술기획과 타츠미 신이치 계장은 “수송능력이 남항지구 교통수요에 적합하고, 장래 남항지구 지리적 조건에 따라 토지이용계획이 크게 변경될 일이 없어야 했다”며 “특히 전용궤도를 가진 교통시스템이면서 안전해야 하며, 대기오염이나 소음과 같은 공해가 적고 건설비가 비교적 저렴해야 한다는 점이 우선 고려됐다”고 말했다.

오사카시 행정기관 이전 뉴트램 이용증가 한몫

고베시 포트아일랜드 포트라이너 의료센터역에 있는 휠체어. 역에서 시민병원으로 이어지는 연결통로가 있다.

뉴트램은 지하철 오사카항으로 연결된 주오선과 환승하는 코스모스퀘어역과 스미노에경정장이 있는 스미노에공원역(지하철 요쓰바시선과 환승)간 7.9㎞ 구간을 운행한다. 1981년 개통 당시 하루 평균 2만여 명에 불과했던 이용객은 2017년 8만664명으로 정점을 찍고 2018년 7만7330명으로 감소했다. 오사카시는 당초 하루 평균 7만 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초기에는 2~3만명에 불과해 지하철 수익으로 적자를 메워 왔다.

그나마 엑스포나 국제전시회 등과 같은 국제행사 등 크고 작은 이벤트를 끊임없이 유치해 경전철 이용수요를 늘리고 있다. 오사카시는 2011년 WTC(월드트레이드센터) 빌딩에 항만청 오사카부 일부 행정부문을 이전하고, 그해 9월에는 ATC(아시아태평양트레이드센터)에 오사카시 재정전략국 등 시청 행정부문을 이전하는 등 뉴트램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 왔다. 그 결과 2017년에는 17억4200만엔(한화로 약 180억원)으로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는 게 오사카메트로 홍보과 다케시타 유스케 홍보담당의 설명이다.

고베-해상도시 잇는 신교통, 핵심 교통수단 자리매김

오사카시가 뉴트램이라고 하는 경전철을 고베시는 신교통이라고 부른다. 고베 도심과 ‘포트라이너’와 ‘롯코라이너’라는 신교통으로 연결한 포트아일랜드와 롯코아일랜드는 고베 외국무역화물의 증대와 국제적인 정보·업무·문화 교류 거점으로서의 새로운 도시기능을 하기 위해 개발된 신도시다. 

포트아일랜드는 근대적인 항만시설 건설과 고베 도시 기능을 충실하게 하기 위한 신도시 공간창조를 목표로 해상문화도시로 건설됐다. 미래 성장산업과 외국계 기업이 모여 있는 산업거점으로 계획된 도시인 만큼 행정·업무·산업의 중심도시로 성장했다. 국제회의장, 호텔, 전시관, 고급 주택단지 등이 들어서 있다.

바다를 가로질러 고베시와 연결하는 교통수단이 신교통수단 포트아일랜드선인 ‘포트라이너’다. 고베신교통주식회사에서 관리 운영하고 있다. 1981년 고베시가 유치한 박람회에 맞춰 산노미야역과 포트아일랜드~고베공항을 연결하는 동시에 포트아일랜드 내부 교통서비스 기능을 갖추는 교통기관으로 신교통시스템이 도입됐다. 총연장 10.8㎞ 포트라이너는 산노미야에서 포트아일랜드 관문격인 중공원역까지 복선, 포트아일랜드 내 3.5km는 단선 루프다. 

시간당 수송능력은 약 1만명 수준이다. 1982년 1일 이용객 5만3000명에 이르던 포트라이너는 한신대지진 이후 이용자가 감소하다 1993년 이후 고베공항 건설을 계기로 이용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 공항 건설은 포트아일랜드 호텔이나 주택 건설 등으로 이어졌고, 2016년에는 대학을 유치하면서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그 결과 2015년 7만명을 밑돌던 것이 2016년 7만3400명, 2017년 7만5700명으로 상승했다. 차량을 신형으로 교체한 지난해에는 1일 7만8500명이 포트라이너를 이용하고 있을 정도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5년 예산수요 8만1000명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최근 2~3년새 거의 근접한 수준으로 이용객이 늘었다.

고베신교통주식회사가 운영하는 또다른 노선은 고베시와 롯코아일랜드를 잇는 롯코라이너(JR스미요시역~마린파크역, 4.5km)다. 고베시 종합기본계획에 의해 제2의 해상문화도시로 개발된 롯코아일랜드와 동부지역 소통량을 보완해 동부지역 전체 도시기능 향상을 위해 건설됐다.
 

오사캄베트로가 운영하고 있는 뉴트램 모습

‘롯코라이너’ 수송 인원은 포트라이너보다 적은 시간당 6500명 수준이다. 길이가 짧아 JR스미요시역부터 롯코아이랜드 마린파크 역을 포함해 모두 6개다. 승객 수요는 포트아일랜드의 절반 수준이다. 롯코라이너 목표 수요는 1일 5만4000명이지만 아직 3만명대에 머물러 있다. 그나마 롯코아일랜드 내 개발이 꾸준히 진행되며 인구가 늘면서 이용수요는 조금씩 늘고 있다. 2011년 3만명대 초반이던 승객 수요는 2016년 1일 3만5800명, 2017년 3만6300명으로 증가하더니 지난해에는 3만7300명으로 늘었다.

고베신교통주식회사 총무과 카나야 야스와 총무담당계장은 “포트라이너와 롯코라이너 승객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데, 주민들의 주요 교통수단으로 자리를 잡았다”며 “고베공항 개항 이후 승객 수요가 늘고 있고 기업, 대학, 의료센터, 상업시설, 주택 등의 개발이 수요 확대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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