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경전철 활성화 해법은 없나-2

싣는 순서
①세금 먹는 하마 용인경전철 과거와 현재
②닮은 꼴 부산김해·의정부경전철의 선택과 변화
③신교통도시 일본에서 배운다
④기로에 선 용인경전철, 활성화 방안은?

개통 7년 차에 접어든 용인경전철은 지난 4월 말 이용자 누적 이용객 5000만명을 돌파했지만, 여전히 ‘세금 먹는 하마’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시협약 당시 예측한 수요의 15% 수준에 머물고 있는 데다 최근에는 이용자 증가가 둔화되는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용인경전철과 비슷한 시기에 경전철사업을 추진한 의정부시와 김해시도 사정은 비슷하다. 최소운영수입 보장이라는 MRG제도와 같은 민간 수익을 과도하게 보장해 주는 불합리한 규정과 과도한 수요 예측 등으로 막대한 세금을 낭비한 닮은꼴 지자체들이다.

방식은 다르지만 용인시보다 9개월 앞선 2011년 7월에 개통한 의정부경전철은 사업시행자가 파산하는 첫 사례로 남았다. 의정부경전철은 수요 예측에 실패하면서 적자를 감내하지 못해 개통 6년만인 2017년 5월 사업시행자가 파산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러나 의정부시는 경전철사업이 공공서비스 제공이라는 취지를 감안해 후속 운영방안을 마련, 법원의 파산 선고 2년 만에 대체사업자 선정계획을 수립했다. 계획수립 1년여 만에 사업시행자를 재지정하고 올해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의정부경전철 도심구간 운행 용인과 달라

평일 낮 시간에도 의정부경전철을 이용하는 승객이 적잖다.

의정부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하루 평균 경전철 이용객은 3만9245명에서 2분기 4만3365명으로 4000여 명가량 증가했다. 1분기는 2018년 같은 기간 대비 6.3%, 2분기는 2018년 2분기와 비교해 6.5% 각각 늘어난 것이다. 의정부경전철은 파산 이후 사업시행자를 재지정해 운행을 재개하면서 고려했던 점은 용인시처럼 사업재구조화를 통해 MRG방식에서 비용보전방식으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특히 2017년 11월 경기연구원에 의정부경전철 활성화 용역을 의뢰했다. 1년 7개월에 걸친 용역보고서가 지난 6월 제출된 이후 도시개발계획이나 재정, 현실적인 여건 등을 감안해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의정부경전철 노선(10.6km)은 용인경전철(18.1km)보다 짧지만 역사 개수는 15개로 같다. 특히 사업시행자 파산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이용 승객만 놓고 보면 큰 차이를 보인다. 올해 1~5월 하루 평균 이용객은 용인경전철의 경우 3만2278명에 불과한데 반해, 의정부경전철은 4만1091명에 이른다. 대략 9000명가량 의정부경전철 이용객이 많다. 이 같은 차이는 노선에서 찾을 수 있다. 의정부경전철은 일부 역을 제외하고 주거지역과 상업지역 등 도심과 산업단지 등을 지난다는 것이다.
 

의정부경전철 노선도

의정부시 경전철사업과 김성용 팀장은 “의정부경전철은 용인시와 달리 도심구간을 운행하고 있어 수요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며 “2035 도시기본계획에 탑석역과 가까운 고산동에 역세권개발 계획이 있고, 다른 교통수단과 연계 환승이 용이하도록 환승주차장도 확충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4만여 명 수준인 경전철 이용수요를 더 늘리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역 주변 유동인구 늘릴 도시개발 계획
경전철 활성화와 관련해 의정부시가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부지만 역과 버스정류소 간 거리가 멀어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김 팀장에 따르면 역과 버스정류소 간 거리가 최대 700m에 달하는 곳도 있다. 버스와 경전철 간 연계 환승이 용이해야 하는데 환승 거리가 길어 버스이용자들이 경전철을 이용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의정부시는 이같은 점을 감안해 버스와 경전철 역 중심으로 연계교통망을 구축하는 한편, 복합문화융합단지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할 때 광역환승센터를 설치해 경전철 이용을 늘릴 계획이다. 현재 의정부경전철 구간 내 환승주차장은 회룡역을 비롯해 4곳에 설치돼 있다

지난 1일 의정부경전철을 타고 의정부시청역~회룡역, 시청역~동오역 구간을 이용했는데 평일 낮임에도 적지 않은 주민들이  이용했다. 특히 수도권전철 1호선 회룡역 구간에는 2량짜리 경전철을 이용하는 승객으로 붐볐다. 역마다 이용객 차이는 있지만 회룡역을 비롯해 중앙, 탑석, 송산역 등은 유동인구가 많아 15개 역사 중 이용객이 가장 많다는 게 의정부시의 설명이었다.

의정부시는 이와 함께 이벤트 열차 운행이나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스템프 투어 등의 다양한 행사를 벌이고 있다. 김성용 경전철기획팀장은 “다양한 이벤트와 행사의 경우 지속적인 수요 증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지만 경전철에 대한 친밀도, 서비스, 이미지 개선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다”며 “수요 증대를 위한 단기적인 대책보다 길게 보고 수요 활성화 토대를 마련하는 방향으로 활성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예측 수요의 20% 부산김해경전철의 고민

부산김해경전철 역사 주변에는 기야역사문화지 등 관광지가 적지 않다. 김해시는 경전철 수요증대를 위해 뚜벅이 퉈 프로그램을 개발 홍보하고 있다.

2011년 9월 3개 도시 중 가장 먼저 경전철을 개통한 부산김해경전철. 이 곳은 부산시와 김해시 구간을 운영하고 있어 소유권도 부산광역시(사상~대사)와 김해시(불안~가야대)가 각각 나눠 갖고 있다. 그만큼 노선 길이도 의정부경전철의 2배, 용인경전철보다 5km 이상 길고 역사 수도 21곳에 달한다. 역 주변 도시특성 또한 용인이나 의정부와 다르다. 하지만 기존 MRG방식에서 지금은 비용보전방식으로 사업을 재구조화했다는 점에서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김해시에 따르면 부산김해경전철은 2017년 비용보전방식으로 사업재구조화를 통해 연간 140~150억원 25년 간 3300억원가량 재정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 하지만 김해시와 부산시가 사업시행자에게 재정을 지원해야 할 금액은 25년 간 1조5000억원에 이른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부담을 지고 있다. 물론 노선 길이와 역사를 감안한다 해도 지난해 1월 개통 7년 만에 승객 1억명을 돌파했을 정도로 부산김해경전철 이용객은 의정부나 용인보다 많은 편이다.

김해시에 따르면 2018년 하루 평균 경전철 이용객은 5만433명에 이르고, 올해 1~5월 하루 평균 탑승객은 5만251명이었다. 개통 이후 2019년 9월 현재 하루 평균 이용 승객은 5만300명 수준으로 용인시보다 1만8000명가량 많다. 그러나 부산김해경전철 승객수요 예측을 보면 2017년 1일 24만3620명으로, 한해에만 8800만명이 탑승할 것으로 예측돼 현재 20%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김형수 김해시의원은 지난해 1월 자유발언을 통해 “부산김해경전철은 개통 후 경전철 수요 활성화를 위해 역세권 개발, 테마열차 운행 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2015년 이후 증가폭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운영비 절감과 수요 확대에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힐 정도로 경전철 활성화는 김해시의 핵심 현안 중 하나다.

김 의원의 지적처럼 2017년을 정점으로 경전철 이용객이 더 이상 늘지 않는다는 게 김해시의 고민이다. 김해시 대중교통과 진인태 경전철지원팀장은 “2017년을 정점으로 경전철 이용객이 정체되고 있는데 탈만큼 탄 것 같다”며 “수도권처럼 환승할인 등의 체계가 구축돼 있지 않고 버스준공영제를 시행하고 있지 않아 경전철 역과 버스간 환승이 용이하지 않아 이 문제를 해소해야 승객이 늘 것”이라고 진단했다.

매달 정기 이벤트 마련 지속적으로 개최

부산김해경전철 노선 중 김해시 구간도 용인처럼 하천을 따라 건설돼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는다는 단점이 있다.

부산김해경전철 김해시 구간의 경우 용인경전철 구간처럼 도심이 아닌 하천을 끼고 운행하고 있어 구조적인 한계는 있었다.
이같은 여건을 감안해 김해시와 사업시행자인 부산김해경전철주식회사는 다양한 활성화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 김해시는 시청역을 비롯해 부원역 등 5곳에 환승주차장을 설치했고, 가야시대 유적지 등 관광지를 중심으로 ‘경전철 뚜벅코스’를 개발해 경전철 이용 확대에 활용하고 있다.

실제 15일 낮 김해경전철을 타고 전 노선을 이용하는 동안 많지 않았지만 박물관이나 수로왕릉을 찾는 이들이 보였다. 특히 2017년 사업재구조화 이후 영화관 제휴, 문화공연 티켓 이벤트, 롯데워터파크 등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또 수요 증대를 위해 매달 지역 축제나 봄소풍 즐기기 등 계절 행사, 명절 행사 등을 이용한 고객 참여 이벤트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점이다. 특히 박물관역 등 일부 역사에는 카페 등 수익시설이 들어서 영업을 하고 있는 것도 눈길을 끌었다.

진인태 팀장은 “역세권 개발이나 택지개발 등 장기과제가 있지만 버스노선 합리화를 통한 경전철과 버스 간 효율적인 연계 방안을 찾기 위한 용역이 진행 중”이라며 “환승체계를 구축하고, 당장에 영향은 적지만 이용승객 증대를 위한 이벤트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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