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건 신부 사목지 등 역사적 의미 커
5억원 투입 내년까지 기존 임도와 연결 

용인시가 처인구 양지면 은이성지에서 안성시 미리내성지로 이어지는 13km의 순례길을 조성한다.
은이성지는 김대건 신부가 1836년 모방 신부에게 세례성사와 첫 영성체를 받고 신학생으로 선발된 곳이다. 이곳을 중심으로 박해를 피해 숨어 살던 천주교 신자들의 은신처인 교우촌이 형성됐다. 은이성지에서 미리내성지로 연결되는 순례길은 김대건 신부가 용인, 안성, 이천 등지에 흩어져 있던 교민들을 찾아다니며 사목활동을 하는데 이용했다. 또 순례길을 통해 서울 새남터에서 순교한 김대건 신부의 유해를 신자들이 관리들의 눈을 피해 운구한 역사를 담고 있다. 

은이고개(신덕)·해실이고개(망덕)·오두재(애덕) 등 3개의 고개를 넘어 ‘삼덕의 길’로도 불리는 순례길은 은이성지에서 미리내성지까지 도보로 4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이동읍 묵리에서 원삼면 학일리를 연결하는 20km의 기존 임도와 일부 구간이 겹쳐 중간에 석포숲공원을 거칠 수 있고, 법륜사를 비롯한 용덕사, 와우정사 등 주변 사찰과도 연결된다.
시는 올해 1억원을 투입해 은이성지~와우정사 구간을 먼저 정비하고 내년 4억원의 예산으로 와우정사~애덕고개~미리내성지 구간의 순례길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또 이 순례길과 임도를 시민들이 즐겨 찾을 수 있도록 연차계획을 수립해 벚나무 등 다양한 수종의 숲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백군기 용인시장은 “은이성지~미리내성지 순례길은 역사와 문화가 살아 있는 용인시의 큰 유산”이라며 “종교를 넘어 모든 시민이 힐링할 수 있는 명품 숲길로 조성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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