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개 농장초소 설치 들어가
30일부터 24시간 비상근무
5일장 등에 대한 대책 없어

전국 일시이동중지명령이 내려진 가운데, 일부 돼지농가는 차량 출입을 차단하는 차단기를 열어놓아 차량의 장유로운 출입이 가능했다.

경기 김포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 농가를 드나든 사료 차량이 이천시의 7개 농가에도 출입한 것으로 확인되자 이천시와 접해 있는 용인시에도 비상이 걸렸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경기도 북부와 인천 강화군을 중심으로 확산하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전국 일시이동중지 명령 기간을 26일 정오부터 28일 정오까지 2차로 48시간 연장했다. 그런 가운데 용인시는 27일부터 양돈농장 78곳에 대한 농장초소 설치에 들어갔다. 시는 주말까지 농장초소 설치를 모두 마치면 30일부터 시 공무원과 농·축협 직원, 경찰 등의 인력을 동원해 24시간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시는 ASF 확산 방지를 위한 축산인 모임과 축산 관련 행사를 일체 금지하고, 주요 도로와 양돈농가에 대한 집중소독을 지원하기로 했다. 사실상 중점관리지역에 준하는 수준으로 방역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용인 최대 돼지 산지인 처인구 백암면과 접해 있는 인근 안성시와 비교하면 용인시의 농장초소 운영이 늦은 데다 농장관리에도 허점이 노출되고 있었다. 안성시는 1차 전국 일시이동중지 명령이 내려진 25일 오전 9시부터 1농장 1통제초소를 운영하고 있다. 농장 입구에 통제초소를 설치하고 차량과 축산관계자의 이동 차단에 나선 것이다. 안성시가 설치 운영하는 1농장 1통제초소는 146곳으로 연인원 1400명이 투입될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26일 오후 백암면 옥산리와 맞닿아 있는 안성시 삼죽면 내장리 상삼로 도로변 각 농장 입구에는 통제초소가 설치돼 있었으며 2인 1조로 차량 등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반면 옥산리 등에는 농장 통제초소는 물론, 일부 농장의 경우 일시이동중지 명령 기간임에도 차량 출입이 이뤄지는 것이 목격돼 방역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안성시는 일시이동중지 명령이 내려진 25일부터 1농장 1통제초소를 운영하고 있다.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옥산리와 이어지는 상삼로 변에 설치된 안성시 농장 통제초소

특히 안성시는 양돈 농가로 진입하는 모든 차량에 대해 1차 거점소독시설-2차 이동통제초소-3차 농장 출입구-4차 이동통제초소-5차 거점소독시설을 통한 5단계 방역시스템을 구축해 방역을 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용인시와 대조를 이뤘다.

이와 관련 용인시 축산과 관계자는 “사료 등 농장 출입 차량에는 GPS가 부착돼 있어 이동경로가 확인되면 처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경기도와 용인시 등 지방자치단체는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방지를 위해 행사를 취소하고, 보조금을 지원받는 단체에 공문과 유선으로 행사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 간 이동이 자유로운 용인5일장이나 백암장 등에 대해 대책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시의 한 관계자도 “민간단체에 행사 자제를 요청하고 있는데, 용인5일장을 찾는 상인들은 대부분 용인 외에 다른 지역에서 오기 때문에 사실상 장날에 대한 방역대책과 관리가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가축전염병에 대한 용인시의 종합적인 관리 매뉴얼이 아쉬운 대목이다.

한편, 시는 17일부터 백암면 고안리에 거점소독시설을 가동하며 24시간 차단 방역을 하고 있다. 용인시에는 처인구 포곡읍·백암면 등 184농가에서 24만8000여 마리의 돼지를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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