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인성’ ‘센베노 평창’ 등 눈길 

2017년 ‘센베노 평창’으로 다큐멘터리 영화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곽동철 대표의 ㈜더슛미디어는 용인 대표 스타트업에 꼽힌다. 더슛미디어는 국내 유명 광고 제작업체에서 기획을 맡으며 광고 프로듀서로 15년 넘게 일해 온 곽 대표가 40대 중반 나이에 꾸린 스타트업이다. 다큐멘터리 영화를 UHD와 VR, 3D 등 최신 기술로 제작해 보급하며 다큐 영상의 가능성을 넓혀가고 있다. 

“2015년 12월 작은 책상 하나를 놓고 시작했어요. 광고 분야는 이제 저보다 젊고 유능한 후배들이 많더라고요. 뭔가 저만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분야를 찾고 싶었어요.” 

광고를 제작하던 프로듀서가 다큐멘터리 영화에 뛰어들었을 때 많은 이들은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짧게는 30초에서 1분을 채 넘지 않는 영상을 만들어온 그가 긴 호흡의 영화 제작을 제대로 해낼 수 있겠느냐는 시선이었다. 그러나 그런 우려는 ‘51번지, 우토로가족’ ‘몽골, 몽골리안’ ‘센베노 평창’ 등 굵직한 다큐 영화가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사라졌다. 

더슛미디어의 작품은 화려한 영상미와 함께 관객들의 시선을 집중시킬 스토리가 담겼다는 특징이 있다. 보통 다큐멘터리 영화가 사실을 기록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재미없고 지루할 수 있다면 더슛미디어의 영화는 그런 부분에서 관객에게 신선함을 준다. 그중 몽골 대표 스키선수의 감동적인 올림픽 출전기를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센베노 평창’은 더슛미디어의 대표작으로 UHD영상페스티벌에서 최고상을 수상하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영화를 제작하던 중반, 주인공인 아차 선수가 말에서 떨어지는 사고가 있었어요. 그 장면을 미처 끄지 않았던 카메라가 잡았죠. 지금 생각해도 정말 눈앞이 깜깜해지는 사고지만 영화의 흐름을 크게 바꾼 장면이라 영화에 삽입했죠. 영화는 아차 선수가 당시를 회상하면서 말을 잇지 못하는 장면으로 시작해요.”
아차 선수의 순수함과 열정, 몽골 국민들의 아차를 향한 진심어린 응원의 모습들이 큰 감동을 선사하는 영화 ‘센베노 평창’은 그렇게 탄생했다. 1년여 만에 완성한 대작이었다.

더슛미디어를 탄탄한 스타트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든 ‘센베노 평창’이 용인의 처인성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거의 없다. 곽동철 대표가 3D와 VR 다큐영상을 찍기 시작하다 용인에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닌 처인성을 만난 것은 운명과도 같았다. 
“처인성에 대한 영상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고려사 공부를 시작했는데 걷잡을 수 없는 매력에 빠졌어요. 인물들 하나하나의 스토리가 너무 재밌는 거예요. 처인성과 관련한 책이란 책은 모두 찾아 읽었다고 보시면 돼요.”
영화 ‘민초들의 위대한 승리, 처인성’은 고려 대몽항쟁 때 가장 큰 전과를 올린 격전지인 처인성의 그날을 360VR로 생생하게 전해준다. 곽 대표의 이 영상은 현재 국립과천과학관 기업체험관에 설치된 더슛미디어 가상현실체험 전용극장에서 체험할 수 있다.  

처인성 공부를 하면서 몽골의 역사 현장과 관련 학과 교수 인터뷰를 찍기 위해 몽골을 방문했던 곽 대표는 이후 ‘몽골, 몽골리안’ 등 굵직한 작품을 연출했다. 처인성의 기운이 더슛미디어의 가능성을 열어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유다. 더슛미디어는 곧 몽골 시리즈 마지막 편 제작에 들어간다. 몽골전통 ‘흐미 창법’을 구사하는 여성가수 졸자야가 관습과 편견에 저항하며 자신의 이름과 정체성을 찾아가는 휴먼 다큐멘터리다. 이 영화는 이미 사전 배급계약이 이뤄져 내년 하반기쯤 극장과 함께 IPTV 등에서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슛미디어는 이와 함께 겹경사를 맞았다. ‘센베노 평창’과 최근작 ‘서울인’이 올 하반기 극장 등에서 동시 개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 작은 스타트업에서 제작한 다큐 영화가 연달아 극장 개봉을 발표하면서 더슛미디어는 영화계에서 주목받는 혜성 같은 존재로 부상했다.
“‘첨단 미디어를 통해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자’는 게 더슛미디어의 최종 목표예요. 최근엔 저희 영상과 함께 즐길 수 있는 VR의자를 개발해 특허도 획득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저희 영상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즐길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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